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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5060 자영업 러시, 실패를 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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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쉰을 넘긴 자영업자가 300만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현재 310만3000명으로 2001년 10월 대비 10년 새 68만5000명이 늘었다.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가 퇴직 후 대거 소규모 생계형 창업에 나섰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전체 자영업자 수는 627만1000명에서 573만1000명으로 54만명 줄었는데 50대 이상은 되레 늘었다.


50대 이상 자영업자의 급증은 인구구조와 세태 변화 때문이다. 절대 숫자가 많은 베이비붐 세대가 50대에 접어들면서 이 연령대 자영업자도 늘었다. 노후 준비를 못 한 상태에서 자녀에게 기대기도 어렵자 퇴직 후에도 일을 해야 한다. 일자리를 못 구한 20ㆍ30대 자녀의 생계를 책임지는 경우마저 있다.

문제는 이들 자영업자 대다수가 이미 포화 상태인 생계형 업종으로 몰린다는 점이다. 실제로 음식ㆍ숙박업 자영업자가 8월 2000명, 9월 4000명, 10월 6000명 등 계속 늘었다. 도ㆍ산매업도 4월부터 3만~4만명 증가했다.


준비 없이 뛰어드니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실패 확률도 높다. 그 결과 '저숙련ㆍ저소득ㆍ저희망'의 3저(低)로 특징되는 한국 자영업의 빈곤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카드대란 직후에도 직장을 잃은 가장들이 대거 생계형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퇴직금을 날렸다.


대책은 50대 이상이 준비 없이 일찍 퇴직하는 것을 막고 이들의 경험을 살리는 창업ㆍ재취업을 돕는 쪽에 맞춰져야 한다.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깎는 대신 정년을 보장하는 임금피크제가 2003년 도입됐지만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50세 이상의 근로시간을 줄여줘 제2의 직업을 준비토록 한다는 근로시간단축청구제의 내년 도입이 제대로 이뤄질까. 고용연장 기간이 길수록 정부 지원을 늘리는 등 치밀한 대책이 요구된다.


내년부터 자영업자도 고용보험에 가입해 실업급여를 받도록 한 것은 바람직하다. 아울러 은퇴가 본격화한 베이비붐 세대의 숙련된 기술과 노하우를 살리는 재취업 및 직업전환 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 이들 연령대에 맞는 일자리를 늘리는 동시에 관련 취업정보를 제때 제공해야 한다. 50ㆍ60대도 생업전선에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이들의 실패를 줄여주는 노력은 우리 사회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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