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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강경파 VS 협상파 마라톤 의총서 '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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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민주당은 16일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난상토론 끝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와 관련해 '투자자-국가소송제(ISD) 폐기 후 재협상'이란 기존입장을 고수했다.


강경파와 협상파가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오전 10시에 시작한 의총은 무려 6시간 가량 이어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전날 제안한 '한미 FTA 선(先)발효-후(後)협상'안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대략 74명의 의원들이 참석한 의총에선 '이 대통령의 제안을 수용할 거냐 아니면 ISD 선폐지를 당론으로 갖고 갈 것이냐'에 대해 찬반 논란이 벌어졌다.


오전 발언에서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정동영 최고위원, 박주선 최고위원 등 지도부는 기존 당론을 견지한 반면 강봉균 김성곤 의원 등 '협상파' 의원들은 수정안에 찬성했다.

강봉균·김성곤 의원은 비밀투표를 통해 전체 의원들의 의사를 확인할 것을 제안했지만 정동영 최고위원이 반대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학진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강경파와 온건파가 6 대 4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표적인 '협상파'인 강봉균 의원은 "미국이 선 비준을 한 상황에서 우리 요구대로 다시 ISD 폐기 후 비준하자고하면 미 의회가 재비준해야 된다. 이는 현실성 없다"고 지적하면서 "내달 17일에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그때 새 지도부와 한나라당이 논의하자"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박상천 의원도 "이대통령의 제안을 수정해서 협상에 나서야 한다"며 "대통령 제안 중에 발효 후 3개월 뒤 재협상이 아니라 즉시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수정안을 지지했다.


반면 농림위원장인 최인기 의원은 "농업에 피해를 주면서 자동차 회사 등에 이익을 주는 협상안에 동의할 수 없다"며 "농림 위원장 이전에 당원으로 반대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어제 이명박 대통령 제안은 지난 10월 30일 한나라당 홍진표 원내대표 합의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강행 처리시의 민주당 저지방식을 두고 의원들의 입장도 엇갈렸다. 원혜영 의원은 “현재 26명 의원이 발언했는데 몸싸움 불사를 두고는 13 대 13”이라고 전했다.


앞서 강경파인 정동영 최고위원은 기자들에게 “민주당의 한미FTA 결사항전 의지가 돌파당하면 당도 국민도 죽는다”면서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저지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공방전을 이어가던 의총은 송민순 의원의 제안을 기점으로 당론이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정부 시절 외교부 장관을 지낸 송민순 의원은 " 대통령의 이야기는 하늘의 떠다니는 구름과 같다"며 "정말 재협상의 의지가 있다면 말이 아닌 문서로 받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후 3시 50분경 이용섭 대변인은 의총 직후 브리핑을 통해 "한미FTA 발효 후 3개월 안에 ISD를 재협상한다는 구두 약속은 민주당의 당론을 변경할 사유가 될 수 없다"며 "ISD 폐기나 유보를 위한 재협상을 즉시 시작한다는 장관급 이상의 서면 합의서를 받아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같은 의총 결과에 대해 'FTA 협상파'인 김성곤 의원은 "오늘 여론은 5대 5로 팽팽했다"면서" 중진, 3선 의원들은 온건하고 초·재선의원들은 강경했으나 결국 의총결과를 보면 절충안을 상당 부분 수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향후 계획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과 논의를 계속 해나갈 것이고 희망을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의총이 길어지자 이날 오후로 예정된 한나라당 의총은 연기됐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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