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한국석유관리원(이사장 강승철)은 16일 지하탐사레이더장비를 이용해 주유소 지하에 설치된 유사석유 보관용 비밀탱크를 처음으로 적발했다고 밝혔다.
석유관리원은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소재 한 주유소에서 유사석유를 판매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 가평경찰서, 가평소방서와 함께 급습해 유사휘발유와 유사경유 판매 현장을 적발했다. 단속반은 전파탐지기, 산업용내시경 등 첨단장비를 동원해 유사석유를 판매하기 위해 설치한 이중배관, 수신기, 리모컨 등 불법 장치까지 찾아냈다.
단속반은 이 주유소가 2008년과 올해 두차례에 걸쳐 유사석유를 판매하다 적발된 것을 확인하고는 지하를 탐사하는 장비를 이용해 세차장 인근 바닥에서 비밀탱크 3기를 발견했다. 주유소측은 세차 직원의 대기 장소로 이용되는 작은 부스를 비밀탱크 맨홀위에 설치해 숨기고, 가짜석유를 공급받을 때만 잠시 이동시키는 등 교묘한 수법으로 비밀탱크를 숨겨왔다.
또한 정상휘발유와 메탄올 등 가짜휘발유 원료물질이 잘 섞이도록 공기를 수시로 불어넣어 주기 위해 비밀탱크에 압축공기 호스를 연결해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장치는 지난 10월 화성의 주유소 폭발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단속반은 비밀탱크에 보관 중이던 약 1만ℓ(리터)의 유사석유와 리모컨 등 불법 장치를 모두 압수하고, 주유소 대표를 긴급체포했다.
강승철 이사장은 "비밀탱크를 은닉하고 유사석유를 판매하는 유사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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