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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구립 박노수 미술관 설립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4초

이상범 화실, 고희동 가옥 등과 연계해 한국미술사 문화인프라 구축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종로구(구청장 김영종)는 한국 미술계 거장 남정 박노수 선생 작품 등을 기증받아 ‘구립 박노수 미술관’을 설립한다.


종로구는 지난 6월 박노수 선생으로부터 기증 의사를 접했다. 이후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직접 방문해 면담하고 유물 기증 절차 등 제반사항에 관해 대화를 나누어 가옥을 유지·보존하면서 전시관으로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해 왔다.

이에 따라 박노수 화백은 미술작품 500점, 정원 내 수석 379점, 고가구 66점, 작가 소장품 49점 등 총 994점을 종로구에 기증하기로 했다.


지난 11일 박노수 가옥에서 기증협약식을 가졌다.

이 날 협약식에는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이종상 전 서울대학교 박물관장, 홍석창 전 홍익대 동양화과 교수, 윤명로 전 서울대 미대 교수, 이철주 전 중앙대 예술학장 등 박노수 화백 후배와 제자들이 자리를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종로구,  구립 박노수 미술관  설립 기증협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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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는 기증 작품을 바탕으로 서울시 문화재자료 제1호인 박노수 가옥(옥인동 168-2)을 ‘구립 박노수 미술관’으로 설립할 계획이다.


크고 작은 미술관이 많은 종로구에서 구립 미술관이 설립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대한민국예술원 원로회원이자 해방 후 한국화 1세대로 불리는 남정 박노수 화백은 간결한 운필, 그리고 파격적인 구도와 채색을 통해 격조 높은 회화 세계를 구축한 작가이다. 1940년대 청전 이상범 문하에서 사사하고 해방 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본격적인 작품 공부를 시작했다.


박노수 화백은 일제 잔재와 영향이 팽배하던 해방 직후 한국화 정체성을 모색하던 화단의 움직임 속에서 전통회화 영향도, 일제 영향도 받지 않은 독자적인 화풍을 연구하고 시도했다.

 종로구,  구립 박노수 미술관  설립 박노수 화백 제자들


그의 작업은 ‘여운이 담긴 격조의 세계’로 칭해지고 있는데 이는 전통을 뛰어 넘은 독창적인 세계로 현실 그 너머의 이상적 세계를 창조하는데서 기인한다.


또 평생에 걸쳐 오로지 작품 활동에만 전력을 다했으며 전통 속에서 현대성을 구현해 내 한국화단에 한 획을 그은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작품 활동은 주로 국전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1953~55년에 걸쳐 국무총리상, 대통령상 등을 수상했다.


초기에는 추상화된 인물 표현 및 대담한 구도와 독특한 준법을 보여줬으며 산수화로 독자적인 경지를 개척했다.


이번 기증협약식을 통해 한국화 특유의 청아한 색채와 선과 여백을 바탕으로 ‘박노수 화풍’을 창조해 낸 작가의 연대별 대표작을 포함한 평생의 화업이 대거 기증됐다.


종로구립미술관이 될 박노수 가옥은 종로구 옥인동에 위치해 있으며, 조선후기 문신 윤덕영이 그의 딸을 위해 1938년대에 세운 집이다. 1층은 온돌방과 마루로 구성돼 있고, 2층은 마루방 구조로 돼 있는 2층 벽돌집으로 한옥과 양옥 건축기법 외에 중국식 수법이 섞여 있고 안쪽에 벽난로가 3개나 설치돼 있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박노수 가옥의 현관 입구에 들어서면 ‘여의륜(如意輪)’이라고 씌여 있고 승연노인(勝蓮老人는)의 낙관이 찍혀있는 낡고 오래된 현판을 볼 수 있다.


‘여의륜’이라는 말은 모든 중생 고통을 덜어 주고 세간 · 출세간 이익을 더하는 것을 본뜻으로 하는 보살을 뜻하는 말이며, ‘승연노인’은 추사 김정희 선생의 또 다른 아호이다.

 종로구,  구립 박노수 미술관  설립 박노수 가옥의 현관 입구에 걸려 있는 ‘여의륜(如意輪)’ 현판.


즉, 이 현판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추사 선생 작품으로 ‘이 집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만사가 뜻대로 잘 돌아간다’는 뜻을 가졌다.


종로구는 구립 박노수 미술관을 내년 10월 개관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인근 이상범 화실, 고희동 가옥과 연계한 프로그램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미술사의 문화인프라가 구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박노수 화백 작품 기증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우리나라 미술사의 핵심이 될 미술관을 설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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