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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페이스]나기비 사위리스 오라스콤 텔레콤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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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뛰어든 중동의 통신재벌"

[글로벌페이스]나기비 사위리스 오라스콤 텔레콤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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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이집트 이동통신업체 윈드 텔레콤과 오라스콤 텔레콤의 회장에서 지난 4월 '자유이집트당' 창당과 함께 정치인으로 전격 변신했던 억만장자 나기브 사위리스(57·사진)가 다시 통신 부문 투자에 관심을 나타냈다. 프랑스 텔레콤의 스위스 사업부, 동유럽ㆍ중유럽의 대표적인 이동통신업체 텔레콤 오스트리아를 손에 넣으려 애쓰고 있는 것이다.

사위리스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프랑스 텔레콤의 스위스 이동통신망에 함께 입찰할 파트너를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텔레콤의 스위스 이동통신망을 손에 넣으려면 30억 달러(약 3조3400억 원)가 필요하다.


사위리스는 이미 프랑스 텔레콤과 손잡고 이집트에서 모비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오스트리아의 투자업체 마라톤에도 투자했다. 그런데 지난달 17일 텔레콤 오스트리아는 마라톤이 콜옵션(일정 자산을 약정 가격으로 일정 기간 안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으로 자사 지분 5.4%를 사들였다고 발표했다.

사위리스가 부(富)를 축적할 수 있었던 것은 오라스콤 덕이다. 그는 지난 20여 년 사이 오라스콤을 가입자 1억300만 명, 매출 31억 달러(약 3조5000억 원)의 중동 최대 이동통신업체로 일궈놓았다. 오라스콤은 북한·이탈리아·파키스탄에서도 영업 중이다.


북한 최초의 이동통신업체 '고려링크'는 북한 체신성과 오라스콤이 합자해 설립한 것이다. 오라스콤은 올해 상반기 실적 보고서에서 지난 6월 말 현재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가 66만여 명이고 북한 주민의 92.9%가 휴대전화 서비스 지역 내에 산다고 밝혔다.


사위리스의 애초 전략은 인구 밀도가 높지만 이동통신 서비스 보급률이 낮은 지역을 파고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2009년 12월 윈드를 출범시켜 선진국 시장도 공략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사위리스 집안은 지난 4월 오라스콤을 65억 달러 상당의 주식·현금으로 러시아 이동통신업체 빔펠콤에 넘겼다. 사위리스가(家)는 현재 빔펠콤 지분 19%를 보유하고 있다.


같은 달 사위리스는 세속 정당으로 자유시장을 신봉하는 자유이집트당 창당에 나섰다. 그는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아래서 잘 나간 기업인이지만 이집트 민주화 시위 초기부터 개혁론자들 편에 서서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집트의 역사적 격변기에 정치 무대로 뛰어오른 사위리스는 "이집트 경제가 위기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가족 같은 부유층이 이집트를 떠나지 않는 게 그 증거"라고 국민의 용기를 북돋운 바 있다.


오라스콤 그룹 설립자 온시 사위리스의 장남인 나기브 사위리스는 카이로 소재 독일계 프로테스탄트 스쿨을 졸업하고 스위스 취리히 소재 스위스연방공과대학에서 경영학·기계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나기브는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지난해 발표한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에서 재산 25억 달러로 374위에 올랐다.


아랍어·영어·독일어·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그는 이슬람권인 이집트에서 소수 기독교도 집단으로 살아가는 콥트정교회 신도다.


나기브는 이슬람주의자를 매우 혐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6월 하순 수염 기른 미키마우스와 검은 베일에 가려진 미니마우스를 트위터로 선보여 논란의 한가운데 서기도 했다.


인종차별주의와 이슬람혐오주의라는 비난에 나기브는 사과의 의미로 머리를 조아렸다. 그러나 그에 대한 살해위협이 잇따르고 이슬람 정당들 사이에서 모비닐 보이콧 운동이 전개됐다. 그 결과 적잖은 소비자가 모비닐에 등을 돌리고 말았다.




이진수 기자 comm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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