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쇠고기 '배짱 진열대'
대형마트 3사 직접 가보니..홈플러스·이마트 부위, 등급 표시 없어
과태료 처분 대상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대형 마트들의 쇠고기 등급 표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마트의 경우 쇠고기 용도만 표시하고, 부위를 표시하지 않아 물의를 빚고 있다.
26일 본지가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국내 3대 대형마트를 조사한 결과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쇠고기 등급 표시와 부위 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물위생관리법과 이와 관계된 농림수산식품부고시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홈플러스는 매장에서 소량으로 포장해 판매하는 쇠고기 등급 표시 및 부위가 표시되지 않은 채 판매되고 있었다.
포장 제품을 전시한 냉장 판매대에도 소고기 부위나 등급이 없는 상품이 진열돼 있었다.
축산물위생관리법과 농수산부 고시에 따르면 모든 쇠고기 및 돼지고기는 분할 부위의 명칭을 표기해서 판매해야 한다.
쇠고기의 경우 ▲1++ ▲1+ ▲1 ▲2 ▲3 ▲등외로 구분된 등급을 표시해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 쇠고기 중에서도 안심, 등심, 채끝, 양지, 갈비 등 5개 부위는 반드시 등급 표시를 해야 하고, 나머지 부위는 자율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등급표시도 등급 종류를 모두 나열한 다음 해당등급에 '○' 표시로 알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령 '2등급'이라고만 표시할 경우 소비자들이 두 번째로 좋은 제품으로 착각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등급을 표시한 뒤 동그라미 표시를 하도록 세부규정을 두고 있는 것.
홈플러스에서 판매되는 소포장 쇠고기의 경우 부위 표시가 되지 않은 채 판매됐다. '국거리', '볶음용', '불고기용' 등 용도만 표시해 소비자들이 정확하게 어떤 부위의 고기인지 알 수 없었다.
홈플러스 문래점에서 쇠고기를 구매하던 김아람(27ㆍ상도동)씨는 "주로 작게 포장된 쇠고기를 주로 구매하는데 '한우'라는 표시와 사용 용도만 표시돼 있고, 무슨 부위인지는 전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판매대에라도 표기를 해둬야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의무적으로 등급을 표시해야하는 쇠고기 부위도 '1등급', '2등급' 등만 표기해 소비자들의 혼란을 초래했다.
이마트도 제품에 따라 쇠고기의 부위를 명확하게 표기하지 않고 용도만 표기해 판매하고 있었고, 등급 표시도 해당 등급만 표기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철희 농수산식품부 안전위생과 담당자는 "쇠고기나 돼지고기의 분할 부위 명칭을
표시하지 않으면 과태료 대상이 되고, 허위표시 할 경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등급을 정확히 표시하지 않는 것도 과태료나 영업정지 처벌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점내 포장 상품'(식육판매업자 상품)이 아닌 '아웃소싱 포장육'(식육포장처리업자 상품)으로 등급표시 대상이 아니다"라며 "'점내 포장 상품'에 대해서는 등급 표시 의무를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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