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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겨도 '정치판 대수술'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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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주사위는 던져졌다. 26일 오후 늦게 드러나는 서울시장 선거 개표 결과에 따라 이긴 쪽은 웃고, 떨어진 쪽은 울 것이다. 그러나 예년 선거와 달리 '무소속후보 대 정당후보'가 맞붙는 이번 재보선에선 승패와 관계없이 정치판이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이번 선거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심의 향배를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인데다,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각 당의 역학구도를 뒤집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비롯한 차기 대권주자들의 리더십 시험대가 된 이번 선거는 정계개편의 신호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與 ="재보선은 여당에 무덤이다" 서울시장과 기초단체장 4곳을 내놓고 시작한 한나라당에선 이번 재보선이 '애초부터 어려운 싸움'이라고 볼 멘 소리를 늘어놓는다. 재보선 승패 기준도 모호하다. 산술적으로는 서울시장을 비롯한 선거구 5곳에서 당선돼도 '본전'인 셈이지만, 당직자들은 "서울시장에서 근소한 차이로 지면 완패는 아니다"고 입을 모은다. 선거 이후 거센 후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면 당 지도부 입장에선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여야 관계에 있어 정국 주도권을 한나라당이 쥐게되고,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도 안정을 찾게된다. 안철수 교수의 등장으로 흔들리던 박근혜 전 대표의 대권가도는 고속도로에 진입한 셈이고, 홍준표 대표 체제는 내년 총선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메가톤급 후폭풍이 예상된다. 당장 홍준표 대표 체제는 존패 위기에 놓인다. 성난 민심을 재확인한 의원들은 당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할 기세다. 특히 지난 4.27재보선 이후 비주류로 몰락한 일부 친이계는 당권 장악을 위한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당 일각에선 현 지도부가 총사퇴한 뒤 황우여 원내대표가 이끄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총선까지 당을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나경원 후보가 이길 경우 총선 때 불출마하는 중진들이 나오겠느냐"면서 "현재 의원들은 나경원 후보의 승패에 따른 자신들의 유불리는 따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한나라당에선 선거 패배 때마다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쇄신운동이 벌어졌고, 당 지도부는 총사퇴를 해왔다.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뒤 정몽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총사퇴, 김무성 당시 원내대표을 중심으로 한 비대위 체제가 출범했다. 지난 4.27재보궐 선거에서 앞마당인 분당을 내준 안상수 전 대표도 공천 실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던졌다.

野 = 야권의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당선되면 우선 정국 주도권은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 넘어가고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야권통합이 탄력을 받겠지만, 이 과정에서 각 정파간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박 후보가 당선되도 민주당의 경우 마냥 기뻐할 수 없는 분위기다. "야권통합의 밀알이 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명분은 챙기겠지만, 박 후보의 당선은 시민사회진영이 기성정치를 심판한 결과로 민주당이 야권통합 과정에서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통합 과정에서 친노그룹과 시민사회 진영 등이 주축을 이루는 '혁신과 통합'이 주도권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 일각에선 박 후보가 당선되면 안철수 교수 등 시민사회진영을 주축으로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박원순 후보가 낙마할 경우에도 자력으로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한 민주당은 당장 지도부 책임론에 휘말리게 될 공산이 크다. 손학규 대표의 사퇴 주장이 확산되고, 12월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 일정을 앞당기자는 목소리도 나 올 수 있다. 다만 박원순 후보를 비롯한 시민사회진영의 정치실험이 기성 정치의 벽에 막혀 좌초되는 만큼 야권통합 과정에서 민주당이 주도권을 잡을 수는 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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