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용량 제품 쏟아져…20~30대 여성층 위주 인기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1인 가구를 일컫는 '나홀로족'이 늘면서 국내 소비시장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가전 및 가구업체는 물론, 찌개, 국, 반찬, 과일 등 식음료업체들도 1인용 제품 생산에 열을 기울이고 있는 것.
이는 와인업계도 마찬가지다. 1인 가구의 비율이 지난해 처음으로 4인 가구 비율을 넘어서면서 와인업체들도 혼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소용량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이는 젊은층, 특히 저도주인 와인을 선호하는 여성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의 자회사인 레뱅드매일은 프랑스산 스파클링 와인 '버블 넘버원'의 기존 용량(750㎖)을 절반(375㎖)으로 줄인 제품을 최근 선보였다. 가격도 기존 5만원 대에서 3만원 대로 낮췄다.
버블넘버원은 올 들어 8월까지전년 동기에 비해 70% 이상 고성장한 와인으로 회사 측은 이번 소용량 와인 출시로 스파클링 와인 최대 성수기인 연말을 맞아 더 큰 매출 신장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영FBC는 여성 소비자 공략을 위해 지난 2009년 30~40대 남성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와인으로 선정된 '에스쿠도 로호'의 375㎖ 하프사이즈를 선보이고 있다.
절반 이하로 줄인 와인도 있다. 수석무역은 프랑스 및 아시아 최대 와인 시장 일본에서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AOC 보르도 와인 '바롱드레스탁 보르도 레드'를 기존 750㎖에서 과감하게 절반 크기보다 더 줄인 250㎖ 제품을 선보였다.
롯데주류는 올 7월 최장수 국산와인 '마주앙'의 300㎖ 저용량 제품 '마주앙 미니'를 출시했다. '마주앙 미니'는 지난해 리뉴얼한 750㎖ 제품과 원액과 패키지는 동일하고 용량만 기존 대비 절반 이상 줄여 5000원 미만으로 가격대로 선보이는 제품이다.
롯데주류 측은 리뉴얼 후 '마주앙'에 대한 소비자들의 향수와 관심으로 올 상반기까지의 매출이 전년 대비 15% 정도 신장했으며, 최근 증가 추세에 있는 2인 가족이나 싱글족 등을 위한 저용량 와인도 필요해 제품 구색을 확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두유시장 1위인 정식품의 자회사 보니또 코리아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선보인 250ml 소용량의 와인 제품은 최근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저알콜 와인펀치인 '상그리아'는 클럽에서도 빨대만 꽂으면 와인을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편리성 때문에 20~30대 여성층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에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와인시장의 전반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전년에 비해 15% 가량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술을 못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가볍게 마실 와인을 찾는 이들의 호응이 매우 높은 편"이라며 "가벼운 술자리를 권장하는 최근 추세로 보아 저도주, 저용량, 캐주얼 와인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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