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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에서] "캐디라는 직업은~" 권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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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에서] "캐디라는 직업은~" 권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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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권한나씨로 배정해주세요."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하늘코스의 명캐디로 소문난 권한나(30ㆍ사진)씨. '지정캐디제'가 없는 골프장이지만 하루에도 몇 차례씩 이런 문의가 온다. 본지에 코스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엮은 <캐디편지>를 연재하면서 유명세까지 더했다. "캐디가 천직"이라는 권한나씨를 스카이72 클럽하우스에서 직접 만났다.


▲ "골프가 너무 좋아~"= 일반 기업에서 사무직으로 1년 동안 근무했지만 하루종일 앉아서 일하는 생활이 답답하기만 했다. 다른 직장을 찾던 도중 보수도 괜찮고, 무엇보다 밖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캐디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벌써 7년째다. 권씨는 "처음에는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자연 속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고 했다.

요즘 같은 가을 시즌에는 한 달 평균 32~35라운드를 한다. 수입도 짭짤하다. 스카이72는 특히 접근성이 좋아 장마철과 한겨울 혹한과 폭설이 교차하는 시기만 제외하면 항상 만원사례다. 상대적으로 이직이 잦은 직종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6년간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까닭이다.


여기에 골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가미됐다. 권씨는 근무 후에는 평균 1시간 이상 연습을 하고, 열 받으면(?) 3시간이나 공을 치는 열혈 아마추어골퍼다.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하루에 9홀씩은 실전 라운드도 가능하다. 한 달에 한두 차례는 동료들과 근교 골프장으로 진검승부를 하러 나간다. 이렇게 해서 82타의 베스트스코어가 만들어졌다.


하늘코스 캐디마스터인 송지현 매니저는 "(권한나씨는) 골프를 잘 쳐 고객의 마음도 더 잘 읽는다"며 "늘 긍정적인 태도가 더욱 돋보인다"고 입이 마르게 칭찬한다. 권씨는 스카이72에서 캐디평가가 시행된 첫 해 1등 캐디로도 선발됐다. 요즘은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을 따기 위해 시험 준비로도 분주하다.


[클럽하우스에서] "캐디라는 직업은~" 권한나

▲ 캐디는 "이런 직업"= "즐거운 라운드를 위해 캐디를 내 편으로 만들라"는 말이 있다. 권씨가 전적으로 동의한다. "단지 클럽을 전달하고, 볼을 닦아주는 사람으로 여기면 큰 도움이 안 되지만 동반자의 일원으로 예우하면 캐디 역시 보다 적극적으로 라운드에 참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물론 '진상 골퍼'도 많다. 에피소드 하나. 샷이 잘못될 때마다 화를 내며 클럽을 집어던지거나 바닥을 내려치는 골퍼가 전반 마지막홀 그린에서 퍼터를 집어던졌는데 마침 권씨의 모자를 스치면서 날아갔다. 다행히 부상은 없었지만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제서야 고객은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나머지 9홀을 무사히 마쳤다.


"고객을 함부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아마추어골퍼들은 골프를 즐기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다"는 권씨는 "비싼 돈 내고 운동하면서 공이 잘 안 맞는다고 화를 내면 오히려 손해가 아니냐"면서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또 동반자들과의 우애를 위해서 하루를 즐기는 게 더 중요하다"는 소신을 곁들였다.


프로 대회가 많은 골프장이라 선수의 캐디로 나설 때도 많다. 당연히 '섭외 1순위'다. 2006년 SK텔레콤오픈에서 처음 오태근의 백을 멨을 당시에는 너무 긴장해 캐디백을 끌다 넘어져 물이 들어가 그립이 모조리 젖어버린 일화도 있다. 권씨는 "(오 프로가) 당시 컷오프를 통과하지 못해 며칠을 울었다"며 회상했다. 하지만 이후 베테랑 캐디가 되면서 정재은과 남영우, 허원경, 장수화 등의 캐디를 맡았다.


"언제나 만족할 수 없어 간혹 몸과 마음에 상처도 생기지만 더 좋은 캐디가 되기 위한 밑거름이 된다"는 권씨는 "캐디 일을 그만두더라도 골프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면서 "언젠가는 작은 연습장이라도 차리는 게 미래의 꿈"이라고 희망을 더했다.






영종도=손은정 기자 ejson@
사진=스카이72 제공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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