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호창 기자]최근 실적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되며 바닥을 모르고 급락했던 셀트리온의 주가 회복에 증권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낙폭이 컸던 만큼 추가 하락 보다는 반등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회사가 주가 방어를 위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24일 오전 9시25분 현재 셀트리온은 전날보다 1800원(5.10%) 오른 3만7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이 열리기 전 회사 측이 주가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0만주의 자사주 매입계획을 발표한 것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자사주 취득에 투자할 예상 금액은 353억원이다.
셀트리온 주가는 지난 14일 실적 의혹이 제기된 이후 6거래일 동안 21.9% 급락했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이 1조1500억원 이상 증발했다. 의혹 제기 후 회사 측이 곧장 기자간담회를 열어 논란이 된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거래내역과 회계처리에 대해 해명하고, 최대주주인 셀트리온홀딩스가 94억3000만원을 들여 주식 22만8000주를 장내매수 하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하락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거셌다. 외국인은 지난 14일 이후 셀트리온 주식을 2303억원 어치 순매도하며 셀트리온을 지난주 코스닥시장 외국인순매도 1위 종목에 올려놨다. 셀트리온의 외국인 지분율은 32.56%에서 27.64%로 5%포인트 가량 낮아졌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제기된 실적 관련 의혹은 예전부터 얘기가 있었고 금융감독원 조사도 받아 문제 없는 것으로 결론 난 사항인데, 뒤늦게 논란이 돼 당혹스럽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셀트리온 정도 규모의 회사가 회계 관련 문제에 휘말리면 금감원 등 감독당국의 즉시 조사를 받게 돼 있다"며 "이들의 눈을 피해 회계부정을 저지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도 비슷한 입장이다. 김혜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무제표상 실적 불일치는 회계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됐으며,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개발에 성공하면 해소될 사안으로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들 대부분이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진행중인 유방암치료제와 관절염치료제의 임상시험이 다음달 중순이면 완료될 것이며 성공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번 우려에 따른 주가 급락을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최종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번에 불거진 문제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감사보고서가 공개된 지난 4월부터 꾸준히 제기된 사안으로 이미 주가에 꾸준히 반영됐다"며 "현재 주가에 추가로 리스크를 반영하는 것은 과도한 우려"라고 분석했다.
정호창 기자 ho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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