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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의 축구세상]‘프랑스 징크스’ 날리고픈 뉴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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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의 축구세상]‘프랑스 징크스’ 날리고픈 뉴캐슬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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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보루시아 뮌헨글라트바흐, 스페인의 레반테가 각각의 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유럽 축구의 시즌 초반이다. 이 두 팀만큼의 현재 순위는 아니지만, 잉글랜드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초반 선전의 주인공은 바로 뉴캐슬 유나이티드다. 리그에서만 4승4무, 칼링컵까지 포함해 6승4무 무패의 가도를 달리고 있다. 아마도 요즈음 세인트 제임시스 파크에 운집한 뉴캐슬 팬들에겐 경기 시작 이전 울려 퍼지는 마크 노플러(다이어 스트레이츠의 리더)의 기타 연주가 더욱 흥겹게 느껴질 것이다.

뮌헨글라트바흐와 마찬가지로 물론 뉴캐슬은 낯선 얼굴이 아니다. 20세기 초반 네 차례의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바 있고 1969년에는 현 유로파리그의 전신인 페어스컵 정상에 오르기도 했던 클럽이 뉴캐슬이다. 트로피에까지 이르렀던 것은 아니지만 가까운 1990년대 이후의 행보 또한 흥미로웠다. 90년대 중반 케빈 키건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시절 뉴캐슬은 두 시즌에 걸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우승을 다투기도 했으며, 보비 롭슨 휘하에 있었던 2002년에서 2004년까지는 4위, 3위, 5위를 연달아 차지하며 '준 빅4'에 해당하는 활약을 펼쳤다. 키건 시절 뉴캐슬은 알란 시어러를 당시의 세계 최고 이적료 기록으로 영입했을 뿐 아니라 다비드 지놀라, 티노 아스프리야와 같은 '럭셔리 스타일'의 선수들을 보유하기도 했다(아스프리야의 경우는 실패작이다). 롭슨 시절의 씀씀이 또한 만만치 않았는데 크레이그 벨라미, 로랑 로베르는 적어도 일정 기간 매우 성공적이었던 영입 사례들이다.


그러나 90년대 이후의 뉴캐슬이 풍기는 전체적인 이미지는 빨리 달궈지고 빨리 식어버리는 클럽의 이미지다. 좋게 말하면 '화끈한' 성향의 클럽이지만 그 화끈함은 경기에 따라 그리고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부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실제로 키건, 롭슨 시절 경험했던 잠시 동안의 성공은 오래 가지 않아 급격한 내리막길로 변화하곤 했다. 또한 뉴캐슬은 선수 영입과 관리에 있어서도 실패를 더 많이 맛본 클럽인데, 재능은 있으되 팀에 문제를 일으키는 말썽꾼 유형의 선수들, 적잖은 이적료와 연봉에도 불구하고 전혀 돈 값을 해주지 못하는 유형의 선수들이 라커룸에 넘쳐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라운드 안팎의 많은 행동들에 있어 서포터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는 구단주 마이크 애쉴리까지 등장하고 만다. 결국 뉴캐슬은 2009년 속절없는 강등의 운명을 맞게 된다.

그래도 강등 한 시즌 만에 프리미어리그로 돌아오게 된 것은 뉴캐슬에겐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또한 지난 시즌 중도에 감독이 바뀌는 풍파(구단주 애쉴리가 또 다시 비판받는 사건)와 더불어 주득점원 앤디 캐롤의 방출을 겪으면서도, 비교적 나쁘지 않은 12위로 시즌을 마무리한 것은 소기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한 결과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뉴캐슬이 올 시즌 이 정도로 좋은 스타트를 끊으리라 예상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뉴캐슬은 주포 캐롤의 방출에 이어, 골을 창조하는 일에 크게 기여했던 케빈 놀란과 조이 바튼, 신뢰할 만한 레프트백 호세 엔리케를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차례로 내보냈다. 반면 새로 영입한 선수들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었는데, 가격 면에서도 비싸지 않은 선수들이었을 뿐 아니라 특히 프랑스 혹은 프랑스 리그 출신 선수들이 많았던 까닭이다.


뉴캐슬 팬들은 프랑스 출신 선수들에 대해 기본적인 불안감을 지니고 있을 것이 틀림없다. 90년대 이후 수많은 영입 실패 속에 울었던 뉴캐슬이지만 그 실패의 목록들 가운데에서도 프랑스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은 까닭이다(물론 마이클 오웬, 조너선 우드게이트, 타이터스 브램블 등 잉글랜드 세력, 마르셀리노, 알베르트 루케 등의 스페인 세력도 만만치는 않다). 그 아픔의 시작을 알렸던 인물은 스테판 기바르쉬다. 프랑스의 월드컵 우승 멤버이기는 하지만 골을 잘 넣는 일과는 거리가 있었던 기바르쉬는 뉴캐슬에서 단 한 골만을 기록한 채 팀을 떠났던 인물. 어쩌면 국내 팬들에게 보다 친숙한 사례는 쟝 알랑 붐송일 것이다. 2005년 뉴캐슬에 도착한 이래 붐송은 프랑스 국가대표 수비수라 믿기 어려울 정도로 허무한 실점의 빌미를 곧잘 제공하곤 했다. 프랑크 뒤마, 알랑 고마, 디디에 도미, 로랑 샤르베 등도 별반 기여가 없었거나 궁극의 성공에 도달하지 못했던 뉴캐슬의 프랑스 선수들이다.


물론 지놀라, 로베르와 같이 번뜩이는 재능으로 뉴캐슬 공격의 수준을 업그레이드시켰던 인물들도 있지만, 이러한 프랑스 선수들은 다른 의미의 단점을 지니고 있었는데 그것은 그들이 매우 다루기 까다로운 인물들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까다로운 성향은 나아가 경기력의 기복, 팀 내 분란으로도 연결되곤 했다. 위건을 거쳐 지금은 애스턴 빌라에 있는 샤를 은조그비아와 같은 경우도 재능과 잠재력에 비해 뉴캐슬과의 끝마무리는 좋지가 못했던 경우다.


그러나 괄목할 만한 출발을 보이고 있는 뉴캐슬은 잘하면 올 시즌부터는 프랑스 선수와의 악연, 프랑스 선수 징크스를 청산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무엇보다 새로이 영입된 미드필더 요한 카바예가 높은 패스 성공률과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능력, 공수 양면에 걸친 성실함에 있어 두루 좋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한 마디로 카바예는 지금 뉴캐슬의 새로운 플레이메이커로서 빠르게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중. 릴이 프랑스를 평정하는 과정에서 그가 높은 평가를 받았던 이유를 잉글랜드에서도 증명해내고 있는 셈이다. 특히 뉴캐슬 팬들을 기쁘게 하는 것은 이전의 프랑스 선수들과는 달리 카바예는 팀에 유익함을 제공하면서도 '사고'와는 거리가 먼, 꾸준한 유형의 선수로 보인다는 점이다. 여기에 장기간의 부상으로부터 돌아온 하템 벤 아르파가 오랜 공백으로 인한 배고픔을 긍정적으로 발산해주기만 한다면 뉴캐슬이 프랑스로부터 섭취하는 양분은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올 시즌의 뉴캐슬이 아르센 벵거의 아스널을 모방하듯 비싸지 않은 가격의 젊은 프랑스 선수들을 다수 보유하는 정책을 시행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프랑스 선수들로 인해 많이 울기도 했던 뉴캐슬이 올 시즌이 끝날 적에 프랑스와 얼마나 친해져 있을지가 궁금하다.


[한준희의 축구세상]‘프랑스 징크스’ 날리고픈 뉴캐슬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아주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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