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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영토를 넓히자]'디자인과 창의'가 만나면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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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밀라노 도무스 아카데미, 산학협력으로 이룬 '창의적인 디자인' 제품-안팔리면 디자인이 아니다

[창의영토를 넓히자]'디자인과 창의'가 만나면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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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세계는 지금 총성 없는 '창의 전쟁'이 한창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제품은 비싼 가격에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이제 고인(故人)이 된 스티브 잡스와 그가 만든 기업 '애플'. '창의'와 '디자인'의 만남이 곧 비즈니스의 성공을 불러온다는 공식을 이들처럼 잘 보여주는 사례는 없다. 그렇다면 창의적인 제품은 어떻게 만들어 질까?


지난 3일 기자가 찾은 밀라노의 국제 디자인대학원 '도무스 아카데미'(Domus Academy)는 기업과 협력해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앞장서고 있었다. 최고의 디자이너들을 교수로 초빙해 '실전에서 배운다(learning by doing)'는 원칙을 철저히 고수하는 도무스 아카데미. 이곳은 산학협력으로 학생들의 '창의성'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는 이탈리아의 창의영토였다.

[창의영토를 넓히자]'디자인과 창의'가 만나면 '돈' 밀라노에 위치한 도무스 아카데미 학교 전경


지난 3일 밀라노에서 만난 알베르토 보솔루니 도무스 아카데미 학장은 "기업의 필요와 학생들의 창의성이 만날 때 비로소 새로운 가치가 생긴다"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어떤 교육이 필요한 지 들려줬다.

[창의영토를 넓히자]'디자인과 창의'가 만나면 '돈' 알베르토 보솔루니 도무스 아카데미 학장

▲관심사는 '창의성을 어떻게 적용하는가'= 우리는 단순히 '창의적인 작품'을 원하지 않는다. 창의적인 동시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게 중요하다. 디자이너라면 무엇을 만들든 다양하게 사고할 줄 알아야 하지만 항상 '시장성'을 놓쳐선 안 된다. 그냥 예술을 하자는 게 아니라면 우리의 관심사는 창의성을 시장에 적용하는 것이다.

예술(Art)과 디자인(Design)의 차이점은 최종 목표가 어디에 있느냐다. 예술가들은 최종적으로 박물관으로 가는 게 목표지만, 디자이너의 목표는 상점(shop)으로 가서 팔리는 것이다. 도무스 아카데미는 '디자인을 위한 현장'이라고 할 수 있다.


회사들과 협력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우리의 주된 일이다. 미래의 디자이너들이 회사에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깨달아야 하기 때문에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훈련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주 관심사는 스피드= 3M, 폭스바겐, 캐논, 노키아, 삼성, 베르사체 등 우리에게 프로젝트를 의뢰하는 세계적 기업의 최근 관심사는 바로 '스피드'(speed)다.


분야는 서로 달라도 대부분의 회사들이 유행이 급변하는 사회에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려고 한다. 스피드는 단순히 제품을 빨리 만들어낸다는 의미가 아니다.


예를 들어 2008년 '아이폰 3G'가 미국에서 발매됐는데 바로 다음해 '아이폰 3GS'가 나왔고, 2010년 '아이폰 4'가 발표되는 등 그 흐름이 매우 빨랐다. 패션계는 크게 봄ㆍ여름(S/S), 가을ㆍ겨울(F/W) 두 시즌으로 나뉘는 데 언젠가는 전자제품 시장도 패션과 같은 주기를 띄게 될 것이다.


이런 변화는 '이제 회사들이 더 이상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전처럼 몇 년 동안 한 제품을 개발하는 게 아니라 시즌 별로 계속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는 게 트렌드다.


그래서 변화에 대응하는 스피드가 제일 중요하다. 이런 트렌드는 실제 회사와 함께 일을 해보지 않으면 쫓아가기 어렵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도무스 아카데미에 프로젝트를 많이 의뢰하는 이유가 바로 빠른 결과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무스 아카데미 교수들은 모두 다 현직에서 일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이다. 그들이 학교에만 있는 교수들이 아니라 현장에서 뛰는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기업들과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을 잘 이끌 수 있는 것이다.

[창의영토를 넓히자]'디자인과 창의'가 만나면 '돈' 지난 3일, 도무스 아카데미 학생들이 그룹별로 모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창의성과 실용성, 균형 이루기 어려워 = 회사들은 필연적으로 창의성과 실용성의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문제는 창의성과 실용성의 균형을 이루는 기준이 따로 없다는 점이다. 그런 기업들에게 도무스 아카데미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디자인은 항상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집중돼 있지만, 창의성은 우리가 필요로 하지 않는 부분까지도 포괄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디자인 영역에서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창의성에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폭스바겐과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예로 들면, 학생들이 내놓은 모든 아이디어가 바로 제품화되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미래의 자동차는 이렇게 만들 수도 있다는 아이디어를 회사에게 제공해줄 수 있다.


실용을 추구하는 기업과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만나면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나 싶다. '산학협력'은 둘의 균형을 이루는 이상적인 예라고 생각한다.


[창의영토를 넓히자]'디자인과 창의'가 만나면 '돈' 도무스 아카데미 학생들은 교수와 기업 담당자와 함께 토론하고, 협력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창의성 키우려면 다음 2가지 주의해야= 첫째, 자신의 관심사와 장점을 잘 파악해서 계발하는 게 중요하다. 사람은 자신이 싫어하는 일을 하면서 동시에 창의적인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교육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찾고 이를 계발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동기유발이 필요하다.


둘째, 교수들은 한 걸음 물러서야 한다.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하든 그 프로젝트의 콘셉트에 최적화된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 그런데 엉뚱하게 교수가 좋아하는 결과물을 만드는 학생들이 많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사장이 좋아하는 결과물이 채택되는 일이 부지기수다.


아름다운 디자인에 대한 개인적인 취향이 서로 다를 수도 있다. 그래서 교수들은 프로젝트를 할 때 자기 생각을 내세우되 강요해선 안 된다. 최우선 과제는 '개인의 취향을 뛰어 넘어 미션에 가장 적합한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다. 교수나 사장 생각과는 상관없이 학생들의 아이디어와 회사가 의뢰한 프로젝트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게 우리의 과제이기도 하다.




이탈리아 밀라노=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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