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및 판매계획 잠정 결정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현대ㆍ기아자동차가 내년 연간 700만대 시대를 연다.
6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최근 내부적으로 2012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착수하면서 생산 및 판매대수를 700만대로 높이기로 잠정 결정했다. 올해 판매목표인 650만대보다 50만대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판매대수는 700만대 수준으로 결정했다"면서 "사업계획 수립을 위해 생산여력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지 여부를 최근 파악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달 초까지 내년 사업계획을 올해와 비슷한 규모로 유지한다는 방침이었다. 미국과 유럽의 금융위기가 불거지기 시작하면서 시장 확대 역시 보수적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말 유럽 출장을 다녀온 직후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정 회장은 출장에서 돌아온 후 유럽시장에서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주문한 바 있다. 내부적으로도 '그동안 높은 성장세를 보인 만큼 현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위기가 나타나면서 생산과 판매 확대에 부정적이었으나 정 회장의 당부와 '높은 성장세를 이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한번 해볼 만하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시장의 경우 자동차 판매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유럽에서도 i30, i40 등 현지전략차종을 출시한 만큼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생산 및 판매 확대분은 국내가 아닌 전량 해외에서 소화된다. 이에 따라 생산 확대도 국내 보다는 해외공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생산 확대는 신증설이 아닌 기존설비의 생산 극대화를 통해 추진될 방침이다. 정 회장은 최근 회의 때마다 "신증설은 안 된다. 현재 생산시설에서 최대로 생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하라"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증가분 50만대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30만대와 20만대를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는 지난달 19일부터 유럽 체코공장의 생산규모를 연산 20만대에서 30만대로 상향조정하면서 내년 생산 확대의 기반을 닦았다. 내년 7월에는 중국 베이징3공장을 가동할 방침이다. 미국 앨라배마공장 확대를 위한 3교대 카드도 고민하고 있다.
기아차도 지난달 미국 조지아공장 생산규모를 30만대에서 36만대로 확대한데 이어 슬로바키아 공장도 연간 6만대 늘리기로 했다. 내년 초부터는 현대차 러시아공장에서 뉴리오를 연간 10만대가량 생산하며 중국공장 증산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의 연간 판매대수는 2007년 396만대에서 2008년 418만대로 소폭 증가했으나 금융위기가 직후인 2009년에는 전년대비 11% 증가한 464만대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23.7% 늘어난 574만대를 달성했으며 올해는 13.2% 증가한 650만대를 달성할 전망이다. 내년 700만대 목표를 확정할 경우 전년대비 7.7% 늘게 된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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