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그래도 특허소송은 한다"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삼성전자가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가 사망한 6일 아침 긴급 임원회의를 열어 향후 애플과의 특허소송 진행 방향에 관한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잡스 전 CEO의 사망에 대해 세기의 IT 천재 CEO의 사망에 애도를 표하고 애플측에 조문을 보내는 방안 등을 논의하는 한편 현재 전 세계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특허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 숙의했다.
삼성그룹은 잡스의 사망에 대해 조문 전달이나 향후 IT업계 대응에 대한 창구를 삼성전자로 일원화했다.
일단, 삼성전자측은 잡스 사망 이후에도 반도체와 패널 등 애플에 대한 부품공급은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애플이 부품공급선 다변화를 위해 대만 반도체기업 TSMC와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생산계약을 하고 일본 일부 기업과 패널공급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지만 부품공급능력이나 품질에서 삼성에 대한 부품 의존도를 단기간에 줄이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작년에만 삼성으로부터 6조원 이상의 부품을 구매해 갔으며 삼성전자의 특허기술을 피해 스마트폰을 만들기는 힘들다는 의사를 네덜란드 법정에서 우회적으로 밝힐 정도로 삼성의 기술력을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잡스 사망 이후 관심은 글로벌 특허소송에서 어떤 변화가 발생할 것인 지에 모아져 있다.
삼성전자는 그 동안 애플의 '특허소송'과 관련해 '방어'에 치중해 왔지만 4일 발표된 '아이폰4S'를 계기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대응으로 방침을 확고히 굳혔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의 법정에서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4S를 대상으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의 강력한 특허소송전에는 잡스 전 CEO의 의중이 상당히 반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잡스 사후 애플이 전향적인 모습으로 삼성과 타협안을 모색하는 방안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잡스 전 CEO가 사망했다고 해서 특허소송에 있어서 삼성의 방침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며 애도 기간 동안에는 이에 대한 언급도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향후 상황 전개가 어떻게 이뤄질 지 주목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최 부회장은 이 날 ""평소 존경했던 스티브 잡스 애플 전 (前) CEO의 별세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라고 밝히며 고인(故人)은 세계 IT산업에 비전을 제시하고 혁신을 이끈 천재적 기업가였으며, 그의 창조적 정신과 뛰어난 업적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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