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민 한국창조산업연구소 소장
삼성경제연구소 서비스산업 팀장
홍익대학교 교수
한국창조산업연구소 소장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유럽 문화의 자존심이라고 하는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의 아이돌 가수들이 공연을 하여 열광적인 인기를 끌었다. 공연 관람을 위해 온 프랑스의 한 소녀는 인터뷰에서, 자신은 유튜브에서 본 ‘샤이니’라는 가수를 좋아했는데 그 가수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고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프랑스에서 자주 광고에 등장하던 삼성이 한국 기업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자신이 그동안 가지고 있던 노키아 휴대폰을 삼성의 애니콜로 바꾸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한류는 문화현상으로만 그치지 않고 경제나 국가 브랜드로 연결된다. 한류는 많은 외국인에게 한국을 알리고 이로 인해 많은 경제 효과가 수반된다. 한류의 경제적 효과를 범주화하면 첫째, 문화콘텐츠 수출 효과이다. 한류가 형성되면 한류의 원천인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출이 증가한다.
사실 한류는 대중 문화상품의 수출을 통해서 확산되기 때문에 문화콘텐츠산업의 수출 규모가 바로 한류의 크기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한류가 확산되면 문화 콘텐츠뿐만 아니라 문화 콘텐츠와 관련된 상품 및 부가 상품의 수출도 크게 증가한다. 부가상품으로는 OST, DVD, 서적 등이 있고, 연예인의 CF출연, 각종 이벤트에 따른 수입 등이 포함된다.
실제로 겨울연가는 방송콘텐츠의 판매보다 OST, DVD 등의 판매가 훨씬 많았다. 셋째, 한류의 촬영지나 한류의 고향인 한국을 관광하기 위해 방문하는 관광객 수도 크게 증가한다. 겨울연가 촬영지인 남이섬에 일본 관광객이 방문하고, K-Pop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해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도 여기에 속한다. 넷째, 한국 상품에 한국 스타들이 광고 CF, 이벤트 등 마케팅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수출을 확대시키는 한류마케팅 효과이다.
영화나 드라마 영상에 기업제품을 노출시켜 광고하는 PPL광고도 한류의 마케팅 효과 중 하나이다. 다섯째, 한류 이미지를 활용해 일반 상품의 수출을 확대시킨다. 한류로 인해 한국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이 한국 상품을 거부감 없이 구매하고 서비스를 사용하는 효과이다. 예를 들어 한류 이미지와 밀접하게 연결되는 화장품, 성형, 한식 등의 판매가 여기에 해당된다. 최근 화장품 수출이 43%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화장품 자체의 높은 경쟁력뿐만 아니라 한류의 인기에 편승한 측면도 있다. 또한 ‘대장금’ 이후 홍콩, 태국, 중국 등지에서 한국 음식이 인기인 것도 마찬가지의 예이다. 여섯째, 한류를 감상하기 위해 한류 콘텐츠의 언어인 한글을 공부하거나 한류콘텐츠를 한국어 교재로 사용하는 한글 효과이다. 우리가 미국의 드라마나 팝송을 영어교재로 활용했던 것과 비슷하다.
일곱째, 한류나 한류 스타가 외교관의 역할을 하는 외교 효과이다. 외교관 몇 명이 수년간에 걸쳐서 노력해 이루어낸 외교적 성과 보다 드라마 한 편의 역할이 더 크다. 마지막으로 한류의 형성으로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국가 브랜드 이미지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한류로 한국에 대한 인식과 호감도가 높아져, 한국 자체를 좋아하게 된다. 즉, 한류가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한류를 하나의 자부심 정도로만 인식하는 것 같다. 반한류가 일어나지 않도록 잘 다스리면서 한류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샘물을 지속적으로 퍼 올려야만 맑은 샘물이 유지될 수 있는 것처럼 한류의 활용을 극대화하여 한류 붐이 유지 확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류가 기업 매출 확대에 기여하고 또한 일반기업이 한류에 기여하는 상생구조가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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