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무공해 청정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의 세계에선 순풍만이 분다. 차봉만 회장(박영규)은 노은설(최강희)을 불러 차지헌(지성)과의 교제를 허락한다. 차지헌과 차무원(김재중) 사이에서 명확한 입장을 취하지 못하던 노은설은 결국 마음을 정하고 차무원을 거절한다. 차지헌 또한 노은설의 도움으로 성공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마친다. 5회가 남은 <보스를 지켜라>에 시청자를 긴장시킬 태풍이 남아 있을까.
오늘의 대사 : “여기까지. 그만 비겁하고, 진짜로 내 맘 꼴리는 대로 살꺼야” - 노은설
노은설은 재벌 2세가 등장하는 수많은 로맨틱 코미디에서 찾아보기 힘든 캐릭터다. 두 재벌2세 사이에서 방황하는 복에 겨운 평범한 아가씨라는 것이 노은설의 진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노은설은 그런 자신을 합리화하지도 않으며, 혹은 결정을 남자들에게 미룬 채 교묘한 양다리를 즐기면서 비련의 여주인공인 척 하지도 않는다. 자신이 둘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다는 것도 자각하고 있고, 그것이 비겁한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심지어 친구인지, 연적인지 모를 서나윤 앞에서도 인정한다. 이러한 노은설의 캐릭터는 로맨틱 코미디에서는 분명 신선하지만, 현실의 복잡한 연애 문제에서 결정과 그 결정을 행동에 옮기는 것이 늘 그렇게 쉬울 수 없는 수많은 보통의 시청자들에게는 현실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보스를 지켜라>가 매력적인 드라마라면 그것은 상당 부분 비겁하지 않으려 애쓰는 노은설의 캐릭터 덕분일 것이다.
Best&Worst
Best: 노은설의 캐릭터는 ‘미친 똥머리’ 그 자체다. 언제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 때로는 자신을 오매불망 바라보는 철없는 남자 주인공에게 “진정하긴 뭘 진정해”라면서 가차 없이 ‘죽빵’을 날리고,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를 거절할 때는 아련한 눈빛을 보인다. 이 두 장면 사이의 넓은 간극을 성공적으로 메우는 것은 최강희의 연기력이다. 특히 차무원을 거절하면서 보인 최강희의 빨개진 눈과 “일어나요. 내가 바래다 줄 게요”라는 차무원에 말에 황급히 일어나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단 한순간의 연기는 한 남자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여자의 심정을 시청자에게 완벽하게 전달한다.
Worst: <보스를 지켜라>에는 ‘막장’이 없다. 하지만 역경이나 고난도 없다. 차지헌과 노은설의 사랑은 차봉만 회장의 부정(父情) 앞에 순조롭게 인정받는다. 차봉만 회장과 신숙희 사장(차화연)의 분쟁도 할머니 송여사(김영옥)의 간단한 중재와 협박으로 풀린다. <보스를 지켜라>에는 시청자가 뒷목을 잡을 만큼 공분할 캐릭터도 없고, 차지헌도 순조롭게 공황장애를 극복한 멋진 본부장이 되어간다. 무엇보다 차지헌과 차무원은 노은설을 만나 분위기를 잡을 때마다 “이것은 반칙이지만”이라는 말을 외우며 서로를 배려하는 착한 연적이다. <보스를 지켜라>의 시청률이 기대만큼 오르지 못하는 것은 모두가 착한 이 드라마에서 정말 시청자가 손에 땀을 쥐면서 응원할 만큼 감정을 진하게 드러내는 인물이 아무도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들은 너무 착하다. 그래서 정말 노은설을 갖고 싶어 하는지, 경영권을 원하는지 알 수 없게 만든다. 마음은 편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아름답고 따뜻한 세계를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이유로는 충분치 않다.
동료들과의 수다 포인트
- 차지헌은 노은설과 보비커플! 서나윤은 이명란(하재숙)과 크로스 라인 커플! 차무원이 양과장과 이루어지길 바라는 사람은 또 없을까. 외롭습니다.
- 처음으로 친구도 얻었고, 경제적으로도 독립했다. <보스를 지켜라>의 정체는 서나윤의 성장 드라마!
- 차회장님 벌써 사회봉사 끝났나요?
10 아시아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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