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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약한 증시 풍경..'사실상' 테마株?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9초

[아시아경제 이민아 기자]요동치는 정치판의 장단에 맞춰 코스닥 테마주 시장이 춤을 추고 있다. 논리적 연결고리조차 없는 종목들을 '사돈의 팔촌'까지 어거지로 엮는 '사실상 테마주' 만들기 바람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심지어 '사기 테마주'로 의심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요즘 가장 유행하는 테마는 '정몽준'이다. 정몽준 의원이 25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한 뒤로 관련주라고 이름 붙여진 종목들이 치솟고 있다. 코엔텍현대통신은 최근 4거래일 중 3거래일을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마감했다. 코엔텍은 정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현대통신은 과거 현대건설 대표이사를 지냈던 이내흔씨가 대표라는 이유로 테마주 타이틀이 붙여졌다.

이들이 시세를 내자 일부 투자자들이 정몽준 테마 확장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30일 부상한 종목은 신원이다. 김종면 대표가 정몽준 의원과 ROTC 13기 동기생이란 이유에서다. 테마 메이커들은 ROTC 동기회보에서 발췌한 사진을 돌리며 '김 대표가 13기 동기회 수석부회장'이란 점을 부각시켰다. 신원은 이날 거래량이 폭발하면서 장중 상한가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주에는 문재인 테마주 찾기 바람이 불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야권 대선 후보군 가운데 여론조사 1위로 올라섰다는 소식을 등에 업었다. 회사대표가 문 이사장의 경희대 동문이라는 이유만으로 S&T모터스가 뛰었고, 피에스엠씨는 문 이사장이 변호사 활동을 하던 시절 고객사였다는 인연만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테마주를 조작하는 행위도 나타났다. 회사 대표가 문 이사장과 가까운 사이란 루머가 돌면서 대현 주가가 급등했는데 당시 소문과 함께 문 이사장과 신현균 대현 대표가 같이 찍은 사진이 유포됐다. 하지만 이 사진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급등했던 대현 주가는 3일 연속 하한가로 폭락했다.


서울시 주민투표를 전후해서는 무상급식 테마주가 형성됐다. 신라에스지, 푸드웰, CJ씨푸드 등이 급등세를 탔다. 특히 신라에스지 주가는 지난 10일부터 25일까지 배 가까이 올랐다. 신라에스지는 소시지와 어묵 등을, 푸드웰은 깐밤과 딸기시럽을, CJ씨푸드는 어묵과 맛살 등을 주로 생산한다.


'무상' 시리즈가 무상교육으로 확대될 것이란 추측이 횡행하면서 문구업체들까지 시세를 냈다. 모나미가 지난 25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바른손은 26일부터 2거래일 연속 상한가에 이어 30일에는 8.09% 뛰었다. 열기는 고조돼 접착제 기업 오공까지 무상교육 테마주로 변신했다. 오공은 문구용 본드제품이 있기는 하지만 산업용 매출이 83%를 차지한다. 테마 만들기가 과했다고 판단됐는지 오공은 30일 3.55%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테마주는 회사의 본질가치와 연관없이 주가가 상승했다가 폭락하는 경향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테마주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투자경고 등의 사전예방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아 기자 ma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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