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농심이 '신라면 블랙'의 생산을 중단한다. 지난 4월 출시된 이후 불과 4개월 만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다음달부터 '신라면 블랙'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수익성 악화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블랙을 이달까지만 생산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경기침체로 판매가 급감해 수익성이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라면'이라 불리는 신라면의 후속작으로 선보여져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신라면 블랙'은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출시 첫 달 9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려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후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해 현재 20억원 정도 판매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팔면 팔수록 수익이 마이너스가 됐다는 얘기다. 신라면 블랙은 월 60억원의 매출을 올려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장 광고 혐의로 제재를 받은 점과 다른 제품에 비해 '신라면 블랙'의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매출 하락세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는 농심이 완전식품에 가깝다고 광고한 '신라면 블랙' 한 개의 영양가는 설렁탕 한 그릇과 비교할 때 탄수화물 78%, 단백질 72%, 철분 4%에 불과하다고 밝히며 과장 광고 혐의로 지난 6월 1억5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기존 제품의 2배가 넘는 가격 또한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달부터 오픈 프라이스제도가 폐지되며 권장소비자가격을 제품에 직접 표기하게 된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거품 가격' 논란에 휩싸이며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
하지만 농심 측은 현재 신라면 블랙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정했지만 사업의 전면 철수를 확정지은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블랙의 생산을 이달까지만 생산하기로 한 것은 맞지만 아직 사업의 전면 철수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면서 "당분간 생산을 중단하고 앞으로 고객의 니즈를 면밀히 검토해서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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