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엔진 장착..승차감 및 정숙성 결코 뒤지지 않아..연비 11.9km/ℓ로 높여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크라이슬러가 그랜드 체로키에 디젤엔진을 추가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미국 자동차메이커들은 디젤보다는 가솔린엔진에 주력해왔기 때문이다.
'지프'라는 정통 오프로더 브랜드가 디젤을 선택한 것은 시대적인 요구를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파워와 성능으로 승부했지만 연료 효율성은 늘 걸림돌이었다. 디젤엔진을 채택한 것은 효율을 따져야 하는 최근 추세를 적극 고려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특히 경쟁관계인 유럽 메이커들이 잇달아 디젤엔진을 채택하고 있는 점이 자극이 됐다.
그랜드 체로키 시승은 이번이 두번째다. 첫번째 시승했던 차에는 가솔린 엔진이 장착돼 있었다는 점이 이번과 달랐다. 시승의 평가는 자연스레 디젤엔진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랜드 체로키 디젤의 성능은 '과연 지프 브랜드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강력했다. 이 차에는 V6 3.0ℓ DOHC 터보 디젤 엔진이 장착됐는데 최고 출력 241ps/rpm, 최대토크 56kg·m에 달한다. 이는 가솔린 6000cc급에 상응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디젤엔진이지만 소음은 거의 느끼지 못했다. 가솔린과 디젤엔진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육중한 그랜드 체로키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속페달을 밟고 서서히 속도를 올리자 '웅~'하는 소리와 함께 반응이 약간 늦었다. 하지만 동급의 다른 SUV와 비교하면 크게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연비는 11.9km/ℓ인데, 기존 모델보다 24% 개선된 것이다.
차체가 높아 승차감이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오히려 거대한 차체가 안정감을 불렀다. 내부는 넉넉했다.
이 차의 구동방식은 4륜구동이다. 이 때문에 '콰드라-드라이브II'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다양한 주행모드를 선택하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사막, 눈길 등 도로 여건에 맞도록 운전자가 조절하기 한 것인데, 폭스바겐 신형 투아렉과 포드 익스플로러 등 동급 다른 차종에도 이 같은 기능이 장착돼 있다.
그랜드 체로키 디젤에도 45가지가 넘는 안전 및 편의장치가 탑재돼 있다. 트레일러 진동 제어 시스템을 비롯해 전복 방지 기능, 언덕 밀림 방지 및 내리막 주행장치,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기본 적용되며, EBD, ABS와 같은 브레이크 관련 기술을 통해 안정적인 드라이빙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외에 7개의 에어백과 전후방 주차보조 센서와 후방카메라도 달아 운전자가 주차하는데 실수가 없도록 했다.
지프 디젤모델 출시는 미국 자동차 브랜드의 변화 움직임을 알 수 있는 단적인 사례다. 가격도 6590만원으로 경쟁차종에 비해 매력적으로 책정됐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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