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사퇴..여야 서울시장 보선 총력전 체제

[아시아경제 김성곤·김달중 기자]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에 따라 시장직을 사퇴하면서 여야가 본격적인 선거체제에 돌입했다. 10.26 재보선은 당초 기초단체장 8명, 광역의원 7명 등을 뽑는 미니선거였지만 서울시장 보선이 추가되면서 판이 확 커졌다. 특히 이번 선거는 내년 4월 총선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여야 모두 사활을 걸었다.

한나라당의 처지는 다급하다. 주민투표 무산과 반여 정서를 고려할 때 서울시장 보선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 하지만 10월 보선이 4월 총선 때 보선을 치르는 것보다는 낫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25.7%의 주민투표율은 오 시장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얻은 득표율 25.4%를 상회한다. 야권의 전면적 투표 거부와 평일투표라는 점을 고려할 때 보수층 결집이 확인된 것으로 10월 보선의 승리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

한나라당은 이에 오 시장 사퇴를 둘러싼 논란을 서둘러 봉합하고 선거 총력전 체제를 가동했다. 다만 여진은 여전하다. 홍준표 대표가 이날 오전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조찬간담회에서 "오 시장 본인이 독단적으로 사퇴를 한다고 보고받았다. 그것은 당인의 자세가 아니고 조직인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격노한 대목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후보로는 나경원 최고위원이 유력해보인다. 나 최고위원은 당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오 시장과 맞붙었고 두 번의 전당대회를 거치며 유력한 대중 정치인의 반열에 올랐다. 또 원희룡 최고위원도 후보로 거론되지만 전대 출마 당시 불출마 약속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또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은 물론 당권도전에 나섰다 고배를 마신 박진·권영세 의원도 후보로 언급된다. 아울러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고 일각에서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외부인사 수혈론도 나오고 있다.

야권의 움직임은 한나라당에 비해 활발하다. 주민투표 승리의 여세를 몰아 10월 재보선에서 서울시장을 탈환하겠다는 각오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군만 이미 10명을 넘어섰다.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당내에서 출마 독려 1순위로 꼽힌다. 경제지식이 해박한데다 그동안 인사청문회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의 활동으로 이미 '스타' 의원을 강점으로 꼽는다.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대권 도전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방향을 틀며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다. 천 최고위원은 26일 "민주개혁, 진보세력 승리를 위한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거주지를 안산 단원갑에서 서울로 옮겼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오는 오는 31일 출판기념회에서 서울시장 도전을 공개적으로 선언할 예정이다. 김한길 전 의원도 기자들을 만나 "우리 편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인물이 나가야 한다"면서 "그 저울대 위에 저도 올라가 경쟁력을 달아볼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지지자들과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노 그룹에서는 지난 6ㆍ2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과 0.6%포인트 격차로 패배한 한명숙 전 총리가 다시 나서서 설욕을 씻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진보정당은 통합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유동적인 상황이다. 민주노동당에서는 이정희 대표와 이상규 전 서울시장이, 진보신당에서는 노회찬 전 대표, 국민참여당에서는 천호선 최고위원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