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을 일컫는 브릭스(BRICs) 국가에 몰리던 핫머니들이 대거 인출되고 있다고 미국 경제방송 CNBC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는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브릭스 국가들의 심화된 인플레이션과 최근 불거진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부채 위기가 투자심리를 위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릭스는 2001년 골드만 삭스의 짐 오닐이 정의한 용어로 지난 10년간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네 개 국가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브릭스 펀드의 자산은 2003~2007년 사이 1600배 증가해 380억 달러로 급증했다. 이 기간 브릭스 경제는 빠르게 성장해 브릭스 펀드의 수익률은 600%에 달했다.
그러나 톰슨로이터의 데이터에 따르면 브릭스 펀드의 자산은 2010년 3월 이후 매달 자금 유출이 일어나 2007년 최고였던 380억 달러에서 95억 달러 줄어 현재 280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투자자들은 이 기간 위험을 줄이기 위해 브릭스 펀드에서 빼낸 95억 달러 중 40억 달러는 일본 이외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확대하고, 45억 달러의 자금은 금, 구리 등 안전자산 펀드에 투자했다.
BNP파리바 아시아·태평양 담당 프란시스 모제이 펀드매니저는 "수익이 감소하는 오래된 컨셉의 브릭스 펀드에서 투자자들이 발을 빼고 있다"면서 "안전하고 수익 지속성이 보장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원자재 펀드로 투자를 옮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에는 브릭스 국가들이 지난 10년간 국내총생산(GDP) 성장의 3분의 1을 차지했으며 세계 경제 성장의 6분의 1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보고서에 따르면 브릭스 펀드는 이제 기대치가 높아진 반면 투자 가치는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브릭스 펀드는 지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성과가 저조하며 수익률로 훨씬 낮다"고 설명했다.
2007년 이후 브릭스 지수는 3분의 1로 감소했다.
톰슨로이터의 자브펑 팀장은 "올해 브릭스 4개국의 성과는 저조했으며 브릭스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수익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인도는 인플레이션이 심화됐고, 브라질은 외국인 투자자 유출과 세금 문제가 심각했다"면서 "그나마 러시아 펀드는 미국 부채위기 전에는 괜찮았지만 이후 한 주간 25% 폭락했다"고 말했다.
톰슨로이터에 의하면 브릭스 펀드의 순자산 가치는 올 들어 16.7% 감소했고 자산규모는 25% 줄어들었다.
투자자들은 브릭스 국가들이 심화된 인플레이션과 핫머니 압박 정책 등 잇따른 긴축정책으로 수익률이 저조해졌다고 CNBC는 전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브릭스 4개국 중 원자재를 수출하는 브라질, 러시아와 원자재 수입국인 중국, 인도와 공조하지 않는 것도 브릭스 펀드 가치를 감소시키는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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