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낙농가들의 원유 공급 중단이 이틀째 계속 되면서 '우유대란'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유업체들은 생산라인을 전면 중단했으며 이미 대형마트 등에 우유공급 중단이라는 공문을 보냈다. 편의점과 슈퍼마켓에는 이미 평소 물량의 20% 정도까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제빵, 제과, 커피 등 2차 가공업체들은 수급 불균형으로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유업계, 생산라인 중단 "시중 우유 고갈은 시간 문제" = 유업체들은 눈앞에 닥친 우유대란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원유 공급이 속히 재개되지 않으면 시중에 우유가 고갈되는 것은 시간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단 하루동안의 원유 공급 중단만으로도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매일유업은 확보했던 원유가 거의 소진되면서 11일 오후부터 흰 우유를 기반으로 하는 생산라인을 멈췄다. 남양유업은 공장가동률이 20% 이하이며 제품도 비슷한 비율 정도만 내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내 최대 유업체인 서울우유는 사태가 심각해지자 12일 새벽 조합원과 자체 합의를 통해 집유를 시작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의 원유 가격을 기존보다 ℓ당 160원씩 올려서 지급하기로 했고 이후에는 협상 결과에 따르기로 했다.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 "우유대란 속수무책" = 유업체들로부터 우유제품을 공급받는 대형마트 측에서는 "우유대란이 일어날 경우 속수무책"이라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현재 남아있는 우유는 평소 수요의 60% 정도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편의점의 상황은 이보다 심각하다. 보광훼미리마트는 현재 확보한 물량이 평소의 20~30%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GS25와 세븐일레븐 등도 13일부터는 우유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규모 슈퍼마켓이나 동네 구멍가게는 현재 하루에 2∼3개 정도만 공급받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커피전문점 "커피 가격 인상도 불가피" = 제빵, 제과, 커피 등 2차 가공업체들은 수급 불균형으로 큰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비상이 걸린 제빵업계는 케이크 등에 사용하는 생크림을 식물성 크림으로 대체하고 수입산 유제품의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특히 라떼, 카푸치노 등에 우유를 사용하는 커피전문점의 경우 공급 중단이 장기화된다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뚜레쥬르와 투썸플레이스 등을 운영하는 CJ푸드빌은 우유 부족에 대비해 거래처를 다변화했지만 원유공급 중단이 장기회하면 분말 우유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커피업체 관계자는 "올초 정부의 물가안정 압박에 커피 가격을 동결했지만 공급 중단이 장기화되면 커전문점들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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