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선 기자]
키 박스가 핸들 왼쪽에 있는 이유?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아 안전 벨트를 맨다. 당연하게 핸들 오른쪽에 있는 키박스에 키를 꽂고 시동을 걸고 네비게이션을 작동시키고 출발한다. 대부분은 그렇다.
그런데 포르쉐 차량의 키박스는 핸들 왼쪽에 있다. 왼손잡이를 배려해서 만들어진 것일까?
이는 포르쉐 차량이 스포츠카의 혈통을 계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920년대 초 시작된 ‘르망24’ 같은 자동차 경주장 풍경을 살펴보아야 한다. 레이서들은 차에 타고 출발을 준비하는게 아니었다. 차에서 떨어진 곳에 서있다가 신호가 떨어지면 레이서들은 차로 달려갔다. 자신의 차량에 탑승 후 시동을 걸고 출발한 것이다.
차로 달려간 레이서들은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고 시동을 걸고 그 다음 기어를 넣게 된다. 왼쪽에 키박스가 있으면 차에 타는 것과 동시에 왼손으로 시동을 걸고 곧바로 오른손은 기어를 넣고 출발할 수 있었던 것. 오른손으로 시동을 거는 차량에 비해 왼손으로 시동을 걸면 기어를 넣는 순간만큼 더 빨리 출발 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래서 당시 레이스에 참가하는 차량들은 왼쪽에 키박스가 달려 있던 경우가 많았고, 포르쉐는 스포츠카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지금도 키 박스를 핸들 왼쪽에 두고 있다.
박지선 기자 sun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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