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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등급하향]잇단 대외악재…정부 물가잡기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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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미국 신용등급 하락 등 국제금융시장의 잇단 악재로 우리 정부의 물가잡기에 비상이 걸렸다.


국지성 호우와 태풍 등 이상기후의 여파로 공급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수요를 억제해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는 금리·환율 등 거시정책을 활용하는데 사실상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수요 측면에서 시중에 있는 돈줄을 좨야 물가가 안정되는데 금융시장이 불안정해 금리를 올리지도 못하고,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상승(원화가치 하락)하는 등 전방위에 걸쳐 정부가 물가정책의 방향키를 조절하는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가 올해 목표로 하고 있는 연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0%.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평균 물가 상승률은 4.39%로, 8월부터 12월까지 평균 3.46%를 맞춰야 정부의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

8월은 계절적 요인과 함께 이른 추석 등으로 인해 7월과 비슷한 수준의 물가를 기록할 전망이어서, 물가를 바라보는 정책당국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8월은 여전히 어렵고 9월은 돼야 3%대로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정부의 물가정책 운영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음을 토로했다.


정부는 세계 경제의 불안 요인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시장을 안정시키고 있지만, 국내 물가 상황은 당분간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게 시장의 일반적인 평가다.


우선 단기적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돼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이 예상된다. 실제로 8일 오전 11시51분 현재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71.75원으로 전 거래일 보다 4.35원 오른 채 거래되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으나, 수입제품의 가격이 올라 국내 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우리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환율 하락(원화 강세)을 묵인하고, 수입 물가를 낮추는 전략을 펴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였다.


하지만 최근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돼 환율이 단기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아, 우리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환율정책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환율이 단기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아 국내 물가 상승이 우려된다"면서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달러가 기축통화로서 역할이 점차 축소되면서 원화가 강세를 띨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금리카드도 수면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유럽 재정위기 확산 가능성,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 등으로 대외 리스크가 커져 금리 인상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물가불안 때문에 오는 11일 열리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가 현재의 연 3.25%에서 3.5% 수준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으나, 잇단 대외악재로 금리인상의 요인이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 유럽 재정위기 확산 가능성 등으로 대외 리스크가 커져 8월 정책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당분간 시장 상황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거시경제 측면에서 물가안정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둔다는 방침이다.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물가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글로벌 경기 수축 가능성으로 국제유가가 떨어지는 등 물가에 '플러스-마이너스' 요인이 함께 있다"면서 "매일 물가동향을 살펴보면서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우 기자 bongo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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