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우 한화-푸르덴셜 초대 사장 내정자, 아름다운 고별소회
산전수전 배어난 16년 애정.. "이 회사 잘 부탁합니다."
'철새동네' 여의도서 이례적 풍경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한국투신운용은 고객을 최우선하고 원칙을 준수하는 회사입니다. 저는 떠나지만, 이 회사에 많은 애정을 가져 주세요."
먼 길 나서며 금지옥엽같은 자식을 부탁하는 부모 심정이 이 같을까. 한화-푸르덴셜운용 합병법인의 초대 사장으로 내정된 강신우 전 한국투신운용 부사장의 애틋한 '친정사랑'이 화제다.
강 전 부사장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운용을 떠나며'라는 글을 올려 회사와 고별하는 소회를 공개적으로 풀어냈다. 발 소리조차 조심하며 서둘러 자리를 옮기는 '철새 동네' 여의도에서 이례적인 풍경이다.
그는 "어제 저녁을 마지막으로 16년 가까이 근무한 일터를 떠났다"면서 "전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고별사를 하면서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 알게 모르게 많은 애정을 쏟았고 직원들과도 정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자랑하고픈, 그리고 사랑스러운 임직원들을 만나 즐거운 기억만 갖고 회사를 떠나게 됐다"며 "너무나 아쉽고 서운하다"고 글을 이어갔다.
이제는 전(前) 직장이 된 한국운용을 안팎으로 도와달라는 부탁의 말을 특히나 거듭했다. 강 전 부사장은 "한국운용은 신뢰를 축적하고 기본을 잘 지키는 회사"라면서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이 회사를 애정을 갖고 봐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저는 새로운 도전을 향해 떠나지만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앞으로도 계속 신뢰할 수 있는 회사로 남을 것을 믿고 또 기대한다"며 글을 마쳤다.
그는 재직기간 동안 회사 임직원들로부터 '든든한 버팀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회사 경영진'이라기 보다는 '함께 일하는 선배'로서 충고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운용 관계자는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이 펀드운용에 반영돼 있는가를 항상 고민하라며, 펀드매니저로서의 노하우와 지속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후배들에게 강조하셨다"면서 "최고운용책임자(CIO)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인간적인 모습도 나누는 선배였다"고 기억했다.
1960년생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강 전 부사장은 22년 이상을 운용업계에 몸담았다. 특히 1999년 간접투자 돌풍의 주역 '바이코리아(Buy Korea) 펀드'를 이끌었던 대표적인 1세대 펀드매니저로 꼽힌다. 1988년 한국투자신탁을 첫 직장으로 동방페레그린투신, 현대투신, 템플턴투신, PCA투신 등을 거쳤다가 지난 2005년에 친정인 한국운용에 복귀해 6년여를 함께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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