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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기자본 최소 3조원 '센 놈'들만 더 세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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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5개사 제외한 대형사도 1조원 이상 자본 모아야···빈익빈 부익부 우려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특유의 역동성과 창의력으로 우리나라 금융시장 발전을 주도해 온 증권 산업이 모멘텀을 잃은 채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통적인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업무는 물론이고 기대를 모았던 투자은행(IB) 분야에서도 절대적인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수익성은 날로 떨어지고 있지만 자산관리 사업이나 해외 진출 전략에서도 돌파구가 쉽게 보이지 않는다. 이정표를 못 찾고 있는 우리나라 증권 산업의 현주소를 앞으로 모두 8회에 걸쳐 정밀 진단함으로써 이들이 다시 도약할 필요충분조건을 모색해 본다.

"1조원 이상의 자본을 추가로 조달해야 하는데 가당키나 합니까. 주주들의 저항이 불보듯 뻔해 포기하려고 합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프라임브로커리지(Prime Brokerage) 업무를 할 수 있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최소 자기자본 기준을 3조원으로 정하자 상당수의 증권사들이 허탈해 하고 있다.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국내 증권사라고 해봐야 다섯 손가락으로 겨우 꼽을 수 있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프라임브로커는 헤지펀드의 설립부터 자금모집, 운용자금 대출, 주식매매 위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증권사다. JP모간,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도이체방크, 크레디스위트 등이 글로벌 대표주자다. 미래 먹거리 창출이 시급한 국내 증권사 입장에선 프라임브로커야말로 놓칠 수 없는 '돌파구'라고 생각해왔다.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규모는 대우증권(2조8596억원), 삼성증권(2조7945억원), 현대증권(2조6890억원), 우리투자증권(2조6283억원), 한국투자증권(2조4230억원) 순이다. 상위 5개사는 어떻게든 방법을 모색할 수 있지만 그 이하 증권사들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대형사로 불리는 신한금융투자(1조9288억원), 미래에셋증권(1조8996억원), 대신증권(1조7068억원), 하나대투증권(1조5080억원), 동양종금증권(1조4097억원) 조차도 1조원 이상의 자본을 모아야 한다. 인가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유상증자나 인수합병(M&A) 등의 수단을 총동원해야 하지만 여의치가 않은 데다 헤지펀드 도입시기까지 날짜를 맞출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프라임브로커 진출에 강한 의욕을 보였던 미래에셋증권의 고위 임원은 "증자를 위해 기존주주를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은 작업"이라며 "득과 실을 면밀히 따져보고 진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중소형사들은 아예 큰 벽을 만난 모습이다. '실낱같은 희망'으로 프라임브로커 준비에 공을 들였던 A증권사의 태스크포스팀(TFT) 관계자는 "프라임브로커 인가를 받는 것이 최종 목표이기는 하지만 3조원을 맞추는 것은 현재로선 비현실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그래서 "당장은 프라임브로커의 일부업무만 수행하고 단계별로 자본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B증권사의 TFT 관계자도 "손 놓고 볼 수만은 없기 때문에 토털서비스가 아닌 부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업무가 있는 지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자기자본이 커야 하는 신용공여는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대차거래나 주식담보 대출 같은 업무는 자본이 적어도 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


프라임브로커 진입장벽이 높아짐에 따라 중소형 증권사들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새로운 수익원이 시급한 증권사 입장에서 프라임브로커를 포기하거나 뒤늦게 진입해 주도권을 상실하는 것은 회사에 치명타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시장에선 일부 중소형 증권사를 둘러싼 M&A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의 양극화는 증권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길재욱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헤지펀드가 시작되더라도 진입장벽이 높다보니 시장에는 소수의 대형 플레이어만이 존재할 것"이라며 "헤지펀드는 다양한 형태와 전략이 나와야하는데, (지금 기준이라면) 작지만 창의성을 가진 운용사들의 진입이 원천 봉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 증권사라고 해서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자본 효율성이 떨어지고 주가가 하락하는 등의 부담을 주주들에게 고스란히 떠안길 수 있기 때문이다. C증권사의 관계자는 "한국형 헤지펀드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프라임브로커 관련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며 "초기단계에 확실한 수익성을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과도한 자본기준을 충족시키려 들다가는 증권사 재무상태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 싣는 순서>


1. 증권업을 비관하는 주식시장


2. 추락하는 브로커리지


3. 레드오션 전락한 한때의 기대주 'IB'


4. 돈은 쏟아 붓는데..PB시장의 대결투


5. "해외로!"..늘어나는 투자, 불어나는 적자


6. 프라임브로커, 주주에게 또 손 내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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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진퇴양난의 중소형사, 그들은 어디로?


8. 증권산업 활로를 위한 제언




서소정 기자 ss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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