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우리는 매우 좋은 하루를 보냈다"(미국 캔터키주 하원의원)
주말 사이 미국 정치권이 부채한도 증액 협상에 속도를 냈다. 세부안에 대한 의견 차로 아직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1조달러 부채한도 증액과 1조 달러 정부지출 삭감을 뼈대로 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채한도 상한 조정의 데드라인은 2일 화요일(현지시각)이다.
1일 시장 전문가들은 일단 미국 부채한도 문제가 시일 안에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에 이번 주 국내 증시의 '안도 랠리'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만일 합의에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시장은 '이미 알려진 악재'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29일 위험도가 높은 회사채 금리의 하락세는 둔화되고 신용등급이 높은 국채 금리는 급락했다"며 "최종기한인 8월2일을 앞두고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즉 미국 채권시장은 양당의 극적인 합의를 기대하고 있으며 최종 합의가 무산된다고 하더라도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도가 유지될 수 있다는 데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 다만 신용평가사들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은 부담으로 남는다.
이승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부채한도 상한 시한을 넘겨 미국 디폴트(채무불이행)가 현실화된다 하더라도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과거 1979년 미국이 디폴트를 경험했을 당시 주식시장은 5% 내외의 단기 조정에 그쳤으며 미국 달러화는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디폴트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덕분.
그는 "미국 국채 디폴트가 발생한다고 해도 이는 기술적 디폴트에 그칠 것"이라며 "다만 시장 이자율의 상승이 미국 경기 회복세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미국발 불확실성이 잦아든 후 코스피는 '안도랠리'를 넘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까? 이 문제를 둘러싼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와 미국의 디폴트 위험이 일단 봉합됐다는 사실 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이 이미 '파국 가능성'을 낮게 봐왔고 주가도 이를 반영 해왔다는 사실"이라며 "근본적 해결이 아니며 코스피 상단을 크게 열 모멘텀은 더욱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코스피가 추세적 강세를 보이기 위해서는 경기 및 실적 모멘텀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화증권은 경기 방향성이 우상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높지만 더딘 속도를 감안해야 한다고 봤다.
반면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9월 주식시장은 우상향 기조를 이어가며 연중 고점 돌파를 시도하겠다"며 "유럽과 미국 재정 위기 부담에서 벗어나면서 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기대를 반영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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