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우승 원동력은 나데시코 스타일과 동일본 대지진.'
일본 여자 축구가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랭킹 1위 미국을 꺾고 아시아 국가로 최초로 여자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3·11 동일본 대지진 후 숨죽였던 일본 열도가 다시 힘차게 요동쳤다.
FIFA 랭킹 4위 일본은 18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코메르츠방크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부차기로 미국을 꺾었다. 연장전까지 120분간 2-2로 승부를 내지 못한 일본은 승부차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일본은 남녀를 통틀어 FIFA가 주관하는 성인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첫 아시아 국가가 됐다.
일본 언론은 일본이 세계 1위 미국을 꺾은 가장 큰 원동력으로 '나데시코'(일본 여성을 아름답게 지칭하는 말) 스타일
을 꼽았다. '나데시코'는 일본 여자축구 대표팀을 부르는 애칭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미국이나 유럽 선수들에 비해 떨어지는 개개인의 신체 능력을 엄청난 운동량과 발끝 기술, 빠른 판단 능력으로 보충했다"며 "4위에 머물렀던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세계 정상에 오르자'고 하나가 된 선수들의 맹세가 현실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조국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안고 임한 대회였다"며 자국민에 희망을 안겨주겠다는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도 미국과 맞서 포기하지 않고 이길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이 됐다고 전했다.
일본 여자 축구 대표팀은 1991년 원년 대회부터 매번 여자 월드컵 본선에 올랐지만 1995년 2회 대회 때 8강 진출 이후 한 차례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일본의 간판 사와 호마레는 1-2로 뒤지던 연장 후반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내 득점왕(5골)과 함께 대회 MVP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사와는 "믿을 수 없다. 모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워낸 결과다. 120분간 자신을 믿고 계속 달렸다. 이제 금메달을 갖고 일본에 돌아간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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