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눈을 감았다 떴을 뿐인데 지하철은 어느덧 내릴 역을 지나쳐 어딘지도 모르겠는 곳을 달리고 있다. 이런 경험, 누구나 있지 않을까.
만약 지하철로 이동 중에 실시간으로 어떤 역을 지나치고 있는지 알려주는 어플이 있다면 어떨까. 지하철이 멈출 때마다 두리번거리며 역을 확인할 필요도 없고 도착역 1~2 정거장 전에 알림이나 음성을 통해 알려주면 편한 마음으로 쪽잠이라도 청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런 이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차량용 내비게이션처럼 지하철에서도 자신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해주는 어플이 개발된 것.
KAIST 전산학과 한동수 교수 연구팀은 지하철역에 설치되어 있는 무선랜(Wi-Fi)를 이용, 지하철의 이동 상황을 탑승객에게 실시간으로 안내하는 지하철 내비게이션 어플인 '지하철 내리미'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내릴 역 1~2정거장 전에 음성과 진동 기능을 이용해 사용자에게 알려주기 때문에 실수로 역을 놓치는 일도 막을 수 있다.
'지하철 내리미'는 지하철역마다 설치되어 있는 Wi-Fi가 서로 다른 고유의 아이디를 갖고 있는 것을 이용, 이를 실시간으로 검색해 현재의 역 위치를 사용자에게 알려주며 Wi-Fi 신호를 찾을 수 없는 역이 발생하면 역간 운행 시간을 이용해 보완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어플의 정확도는 어느 정도일까. 연구팀은 서울시에 있는 지하철역 530개에서 테스트를 한 결과 95% 이상의 정확도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기본의 지하철 내비게이션 어플이 3G나 역간 운행 시간을 활용해 위치를 알려줬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졌던 것과 비교된다.
또한 Wi-Fi는 미국과 영국 일본 등에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어플을 활용하면 지하철에서 내릴 역을 찾지 못해 고생하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현재 연구팀은 어플에 사용된 핵심 기술에 대한 국내외 특허 출원을 추진 중이며 해당 어플은 지난 3일 부터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에 출시, 베타 테스트를 마쳤다. SKT T-Store에도 곧 무료로 출시될 예정이다.
장인서 기자 en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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