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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아리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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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아리랑 논란 엄승용 문화재청 문화재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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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0월 유네스코총회에서 채택된 무형유산보호협약은 무형문화유산의 가시성(visibility) 제고가 무형문화유산 보호활동의 핵심목표라고 정의 내렸다. 형체 없는 문화유산의 가치를 눈에 보이도록 해야 잘 보호된다는 역설적인 논리다. 이 협약은 가시성 제고를 위해 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과 긴급 목록을 작성하도록 정했다.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중요무형문화재 종목을 지정하고 그 종목의 예능이나 기능을 재현하고 전승할 수 있는 사람을 보유자로 인정하는 우리나라 제도 자체도 따지고 보면 가시성 제고의 효과적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무형유산 대표 목록이 무형문화유산 가치에 대한 인식, 즉 가시성 제고를 등재 기준으로 설정한 것은 유형의 세계유산 등재 기준이 '탁월한 보편적 가치'라는 점과 대비된다. 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은 문화적 다양성을 전제로 한다. 1972년 유네스코 협약에 의해 시작된 세계유산제도가 상대적 우월성을 견주는 것과 다른 점이다. 우리나라의 강릉단오제가 2005년 유네스코인류구전 및 무형유산걸작으로 선정된 후 무형유산보호협약으로 바뀌면서 대표 목록에 편입됐음에도 불구하고 2009년 중국이 호북성 단오제를 대표 목록에 등재할 수 있었던 것도 다양성을 인정하는 유네스코 무형유산 보호정책 때문이었다.

최근 중국 국무원이 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아리랑과 랴오닝성의 춘향가, 심청가 등 판소리를 제3차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리나라 언론이 우려한 대로 중국정부가 곧 이들 무형문화유산을 유네스코 대표 목록에 등재할 수도 있다. 우리 정부도 이미 지난 2008년 정선아리랑을 신청했으나 유네스코가 연간 심사 대상의 숫자를 제한함으로써 등재가 미루어졌다. 문화재청은 조속한 시일 내에 전국 각지에 분포하고 있는 다양한 아리랑을 하나로 묶어 유네스코 대표 목록으로 등재할 방침이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행위가 동북공정의 연장선에서 조직적으로 추진하는 역사 왜곡이라고 진단하기도 한다. 물론 지난 2005년 우리나라가 강릉단오제를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후보로 신청하자 중국 측도 단오제가 중국문화라고 억지 주장을 한 적이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국제적 제도의 현실을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유형의 세계유산제도와 달리 무형유산보호제도는 다양한 가치의 가시성을 제고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러한 현실을 이해한다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점에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긴 호흡으로 냉정하게 우리 문화자원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첫째, 문화재보호법에 근거해 무형문화재를 단일목록에서 탈피해 다원화하고,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적절한 시기에 국제적으로 내놓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한 정책의지를 바탕으로 법률개정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다.


둘째, 우리나라의 무형문화재 지정은 당사자의 신청이라는 적극적 행위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잠재적 자원을 발굴해 보호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문화재청이 현재 진행 중인 무형문화재자원 전수조사 사업은 다양한 잠재적 무형문화유산자원의 가시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우리의 문화재를 국제적으로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아리랑과 같이 한민족의 응축된 정서를 담은 대표적 무형문화유산이 누구에 의해서 세계에 알려지든 그 가치의 가시화 과정에서 우리의 문화정체성이 부각되도록 해야 한다. 즉, 우리 손으로 해외에 존재하는 우리 민족의 문화자원을 조사해서 그 가치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런 노력이 한민족의 문화주권을 웅변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엄승용 문화재청 문화재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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