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지용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중앙은행의 새로운 역할 정립을 주장하면서 한은 단독조사권의 당위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10일 김 총재는 '한국은행 창립 제61주년 기념식' 개회사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이라는 기본 책무를 다하면서 금융안정을 위해서도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제금융계 및 학계 등에서 활발히 제기되고 있다"며 "이는 중앙은행이 위시기 긴급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전통적인 최종대부자 역할을 수행할 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위기의 근본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시스템적 위험을 제어하기 위해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거시건전성정책 등을 통해 금융시스템 불안정을 예방해야 한다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 영국 등이 이미 그러한 방향으로 관련 제도를 개편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김 총재의 이번 발언은 한은에 단독조사권을 부여토록 하고 있는 한은법 개정안이 이달 임시국회에서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에 보다 힘을 실어주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김 총재는 지난달 '한국은행 국제 컨퍼런스 개회사'에서도 "중앙은행이 금융기관에 대한 유동성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금융기관을 직접 조사할 수 있는 일정한 권한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 최근 단독조사권 요구 수위를 높여왔다.
한편 김 총재는 '글로벌 한국은행' 비전을 성취해 나가기 위한 과제로 △새로운 통화정책 패러다임과 운영방식 모색 △금융안정 역할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기반 조성 △지급결제시스템의 안정성 강화 △외자 유출입의 변동성 완화 △조사연구역량 강화, 인재 양성 등 내부혁신의 지속적 추진 등을 꼽았다.
채지용 기자 jiyong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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