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박희태 국회의장은 9일 "국회가 예산편성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이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국회는 정부가 편성한 예산을 심사해주는, 그것도 깎을 수밖에 없는 반쪽 예산권을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특히 "우리가 미국식 대통령제를 수입했으면 미국 의회가 가진 예산권을 국회에 줘야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며 "헌법의 제정 주체들은 예산권 중 예산편성권이라는 가장 중요한 권한은 쏘옥 빼버리고 국회는 아주 껍데기뿐이라고 할 수 있는 심의권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만약 개헌논의가 시작되면 다른 것은 몰라도 권력분립에 관한 것은 확실하게 하기 위해 정부의 예산편성권을 국회가 가져와야 한다"며 "국회를 무기력하다고 하는데 국회에 예산편성권이 오면 이 나라 중심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이와 관련, "예산이 필요한 모든 분야의 사람이 국회에 와서 의견을 제시하고 참여할 것"이라며 "국회가 벚꽃이 필 때만 사람이 오는 게 아니라 (예산편성권이 국회로 오면) 엄청난 사람이 몰려 국회가 국민적 여론의 광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년 소회와 관련, "국회는 법을 만드는 기관일 뿐 아니라 법을 잘 지키는 기관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저의 노력이 100퍼센트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좀 흠집도 있었지만 불가피하게 선택한 최후의 결단이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이제 다시는 폭력국회라는 오명을 되풀이하지 않는, 정말 법이 지배하고 법이 살아 숨쉬는 국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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