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이 차기작으로 발표한 시대극 프로젝트 <광해, 조선의 왕>에서 하차한다. 9일 CJ E&M 영화부문 관계자는 “강우석 감독이 <광해, 조선의 왕>을 연출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광해, 조선의 왕>은 마크 트웨인의 소설 <왕자와 거지>를 모티브로 조선시대 광해군과 얼굴이 똑같은 한 천민이 역할을 바꾸며 벌어지는 일을 그리게 될 프로젝트다. 정재영, 유준상, 한혜진 등의 출연이 확정된 데 이어 7월 크랭크인까지 예정된 터라 강우석 감독이 하차한 배경에 영화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CJ E&M 관계자는 “한마디로 밝히기는 어려운 이유이지만 서로 작품에 대한 생각이 달랐던 것 같다”며 “제작이 잠시 중단되는 것일 뿐 언젠가는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강우석 감독과 CJ E&M은 앞으로도 함께 추진 중인 프로젝트가 몇 작품 있기 때문에 우호적 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우석 감독의 하차에 따라 <광해, 조선의 왕> 제작은 부득이하게 미뤄지게 됐으며 캐스팅 역시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영화 제작·투자·배급사 시네마서비스를 이끌고 있는 강우석 감독은 CJ E&M과 오랜 파트너십을 유지해오고 있다. CJ E&M은 시네마서비스의 지분 37%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작 <이끼>, <글러브>는 모두 CJ E&M이 투자하고 배급한 영화였다. 강 감독은 시네마서비스가 제작하고 CJ E&M이 투자했던 <모던보이>의 흥행 실패 등으로 인한 부채를 갚기 위해 지속적으로 CJ E&M와 함께 작업해왔다. CJ E&M이 기획한 <광해, 조선의 왕> 역시 이 같은 관계의 연장선상에 있는 프로젝트였다.
강우석 감독은 <광해, 조선의 왕>의 연출을 포기하는 대신 시네마서비스가 제작하고 배급하는 영화를 연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네마서비스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공공의 적> 차기작 등시네마서비스와 CJ E&M의 공동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광해, 조선의 왕> 제작과 관련한 추후 계획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10 아시아 글.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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