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그제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iCloud)'를 공개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세계 정보기술(IT) 기업들이 IT 분야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는 기술이다. 지난 2006년 구글을 시작으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IT 기업들이 앞다퉈 시장에 뛰어든 것은 그 때문이다. 애플의 가세는 클라우드 전쟁이 본격화하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세계 IT 산업의 중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옮겨가며 차세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31조인 세계 클라우드 시장이 2014년에는 60조원으로 두 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도 1604억원에서 4985억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 팽창 속도가 피부에 와 닿는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자가 10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수준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한 실정이다. KT와 네이버, 다음, LG유플러스 등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애플처럼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하고 단순히 사용자의 자료를 저장했다가 내려받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스마트 기기의 중심이 개별 사양에서 네트워크 기능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인데도 여전히 하드웨어 경쟁에만 치중하는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곧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강력한 플랫폼을 가진 구글이나 애플에 대적할 만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더 늦기 전에 대비해야 한다.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가상화를 지원하거나 보안을 한층 강화하는 프로그램의 개발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클라우드 환경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이를 산업 육성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려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는 2015년까지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률 15%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과감한 투자로 '클라우드 강국' 지원에 적극 나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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