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디지털오션의 주요주주 강용석씨가 지분 보유목적을 경영참여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공시의무가 완화되는 만큼 지분매각 신호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19일 강용석 씨는 디지털오션의 주식 74만8079주(6.39%)의 보유목적은 '경영참여'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강씨는 지난 2월 장내매수로 이 지분을 취득하면서 경영참여를 위해 주식을 사들였다고 공시한 바 있다.
강씨처럼 5%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는 '5%룰'에 의해 보유지분이 1% 이상 변동할 때마다 공시해야 하는 의무를 지니게 된다. 일반투자자들에게 경영권 변동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공정한 투자판단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보유목적이 단순투자로 변할 경우 지분변동 의무는 사라지지 않지만 보고서 양식이 바뀐다. 경영참여 목적의 지분은 일반보고서로 보고해야 하지만 단순투자 목적의 지분은 약식보고서로 보고할 수 있게 되는 것. 주식담보 대출을 받을 경우 일반보고서에는 계약 체결 현황을 기재해야 하지만, 약식보고서에는 이를 기재하지 않아도 된다. 강씨가 주식담보 대출 계약을 체결해도 투자자들이 확인할 수 없게 된 것이고, 의무가 완화됐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5%이상 지분을 보유하면 잠재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보고의무는 가지게 하지만, 단순투자 목적 보유자는 더 자유로운 매매를 보장하기 위해서 약식보고서로 대체한 것"이라면서 "경영참여에서 단순투자로 보유목적을 변경한 것은 매각하겠다는 의도를 비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강씨는 최근 횡령배임혐의로 고소를 당한 강문석 현 디지털오션 대표의 6촌 형제이자 황우석박사의 처남이다. 지난달 상장폐지된 제이콤을 씨모텍에 매각했던 전력이 있고, 지난해 말 모친과 함께 동국실업에 투자한 후 한달 만에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해 '먹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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