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추신수 새 출발, 도와주자" 당부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전 국무총리)이 최근 음주운전을 일으킨 추신수(클리블랜드)의 선처를 호소했다.

정 위원장은 11일 한겨레 기고를 통해 “추신수가 커다란 실수를 했다. 사건 뒤 곧바로 팀 동료들과 팬들에게 사과했다지만 누가 봐도 잘못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은 듯 하다. 그의 처지를 이해해주고 격려 메시지를 보내는 것 정도”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추신수와의 인연을 함께 소개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손시헌(두산)의 결혼식에서 짧게 만나 인사를 나눴다”며 “‘참 맑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가 출연한 ‘무릎팍 도사’를 보며 지성을 갖췄다는 느낌을 갖게 됐고 영어 하는 것을 보고 ‘노력형’이라고 생각했다”며 “그게 그를 아는 것의 거의 전부”라고 덧붙였다.

얕은 연결고리에도 관용을 당부한 건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한국인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그는 “오랜 타국생활에서 오는 외로움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냈을 것”이라며 “광활한 북아메리카 이 도시 저 도시를 비행기로 옮겨 다니며 야구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언어의 한계에 부딪히고 승리에 대한 강한 절박감과 동료 선수들의 시기와 질투에 따른 심리적 압박감으로 시달렸을지도 모른다”며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기회가 별로 없어 자연히 술로 푸는 경우가 잦았을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등 한국인이 많이 사는 곳과 달리 오하이오는 대리운전도 흔치 않다”고 견해를 드러냈다.

추신수의 체포 동영상에 대해서는 “‘나는 끝이다(I will be done)’라고 말하는 대목에선 마음이 찡했다”며 “‘체포 당시 얼마나 좌절하고 절망했을까’,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에서 비굴하게 굴었다는 식의 보도를 보고는 그가 안쓰럽기만 했다. 까딱하면 선수생활을 위협받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늠름한 기상을 보여주길 기대하는 건 지나친 것 아닐까?”라고 안타까움을 보였다.

정 위원장은 미국 법원에 추신수의 선처를 호소했다. “음주운전이 이번이 처음이라면 한번 용서하기 바란다”며 “언어와 문화 차이 등에서 오는 온갖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외국 선수에게 관용을 베풀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추신수는 다시는 음주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가 이제 출발점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도와주자”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