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건설업계의 양극화 현상도 갈수로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2008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건설업계 구조조정이 주택사업을 위주로 한 중소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대형 건설사와 중소형 건설사간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지적이다.
계열 건설사나 해외건설 부문으로 사업이 다각화된 대형 건설사의 경우 중소형 건설사의 퇴출로 주택 등 국내 사업 기회가 상대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중소형 건설사들은 사업다각화 시도는 커녕 주력사업인 주택사업의 일감조차 없어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불가능했다.
이는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공사 수주액은 모두 103조2298억원으로, 2009년(118조7142억원)보다 13% 줄었다. 국내 건설공사 수주 실적은 2007년127조9118억원을 정점으로 2008년부터 계속해서 줄고 있다. 이에 반해 소위 빅5로 꼽히는 상위 5개사의 지난해 수주 실적은 총 62조6207억원으로, 2009년의 57억3065억원보다 5조3142억원(9.3%) 늘어나 대비를 보였다.
중소형 건설사의 일감이 줄어들면서 부도 공포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주택사업자로 등록된 업체는 4987개로 2009년의 5360곳에 비해 7% 가까이 감소했다. 세계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2008년 말의 6171개에 비해서는 1184개의 주택업체가 사라졌다.
올해 들어서도 진흥기업, LIG건설, 삼부토건, 동양건설산업 등 굵직한 건설사들이 연달아 위기에 빠지고 있다. 특히 4월 부도업체 수는 7개로, 전년 동월보다 5개사나 늘었다. 그야말로 일부 상위 건설사 몇 곳을 제외한 건설업계 전체가 줄도산 공포에 떨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부도공포는 건설업 체감경기 실적에 그대로 나타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11년 4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에 따르면 대형업체의 CBSI지수는 전월보다 15.4포인트 상승한 107.7을 기록해 2009년 12월 이후 1년4개월만에 기준선(100)을 회복했다.
그러나 중견업체 CBSI지수는 18.6포인트 급락한 58.3을 기록해 지난해 8월(59.3)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중소업체지수도 19.1포인트 증가한 51.8로 나타났다. CBSI가 100을 밑돌면 현재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을 넘으면 그 반대다.
주식시장 역시 대형 건설주와 중소형 건설주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올들어 현대건설 주가가 14.10% 오른 것을 비롯해 대우건설(13.61%), GS건설(2.59%) 등 대형건설주는 견고한 움직임을 보였다. 반면 남광토건( -51.86%), 벽산건설(-22.10%), 진흥기업( -16.01%) 등 중소형 건설주는 두자릿수 하락률을 기록, 대조를 이뤘다.
조주형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견건설사의 재무 리스크 확대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여전한 상태로, 국내 아파트 시황에 민감한 업체와 해외 발주 시황에 민감한 업체와의 주가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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