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지난 주말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진 신영록(제주)이 이틀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신영록은 8일 오후 제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구와의 홈경기서 후반 37분 교체출전했다. 이후 후반 44분 슈팅을 시도한 뒤 자기 진영으로 복귀하던 도중 다른 선수와의 충돌이 없었음에도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이에 경기장 의무요원이 응급 심폐소생술을 시행했고, 곧바로 인근 제주한라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다.
제주한라병원은 9일 오후 공식 브리핑을 통해 "신영록은 부정맥에 의한 급성 심장마비를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현재 상태에 대해서는 "자가호흡을 하고 있으나 아직 의식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오전 중에는 뇌파 및 MRI 검사를 시행했다"라고 설명했다.
김상훈 대외협력처장은 "보통 이런 상황이면 95% 정도 손도 못 대는 상태로 병원에 온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신영록은 기적적으로 7분 만에 병원에 왔다"며 경기장 안팎의 빠른 대처 덕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상평 뇌신경센터장은 "심장에 심각한 부정맥이 생기지 않는 이상 사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최고 수준의 설비와 의료진을 갖췄기에 다시 심장마비가 올 가능성도 적다"고 밝혔다.
전종은 신경과 과장은 "뇌 표면에 뚜렷한 이상은 없다"며 "뇌에 피가 공급되지 않은 시간이 얼마 안 됐다는 걸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뇌파를 찍은 결과 오른쪽 측두엽 쪽에 간질파가 나타났다"면서 "심장마비로 인해 피 공급이 일시 중단되며 미세한 뇌손상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단언할 수는 없다. 아직 희망을 버릴 단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문이상 응급실센터장은 프로야구 임수혁(롯데)과의 차이점도 설명했다. 그는 "임수혁의 경우 발병 당시 기본 심폐소생술이 시행되지 못했다"며 "반면 신영록은 초기 대처가 좋았고 상당히 운이 좋은 상황"이라며 낙관적인 자세를 취했다.
당초 발병 원인으로 지목됐던 브라가다 증후군에 대해서는 "추정일 뿐이다. 동남아에서 급사를 일으키는 병으로 학계에 보고된 지 20년밖에 안된 희귀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심전도에서 의심증상이 보였지만 금세 사라졌다. 환자가 회복한 뒤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신영록은 현재 병원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상태이며 항경련제 및 뇌 대사 보호제 등의 약물을 투여받고 있다. 한라병원 의료팀은 향후 2~3일간의 급성기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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