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역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첼시의 천적이었다.
박지성은 9일 오전 0시 10분(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0/201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첼시와의 홈경기에 선발 출장, 풀타임을 소화하며 시즌 5호 도움을 기록했다. 박지성의 활약 속에 맨유는 첼시를 2-1로 꺾었다.
박지성은 공수에 걸쳐 활발한 움직임으로 첼시의 중원을 헤집어 놓았다. 적절한 패스 차단과 수비 가담은 물론, 최전방을 향한 날카로운 패스 공급으로 맨유 공격의 활로 역할까지 해냈다.
리그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린 것은 지난해 12월 아스날전 이후 5개월여만의 일. 올 시즌 기록도 7골5도움으로 늘리며 영국 무대 진출 후 개인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맨유의 두 골 모두 박지성의 발끝에서 비롯됐다. 경기시작 30초 만에 중앙선 부근에서 공을 잡은 박지성은 몇 차례 드리블한 뒤 수비수 뒷공간으로 침투 패스를 찔러줬다. 이를 받은 하비에르 '치차리토' 에르난데스가 골키퍼 1대1 상황에서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추가 결승골의 시작점 역시 박지성이었다. 전반 23분 왼쪽 측면을 드리블하며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를 제친 뒤 기습적인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피터 체흐 골키퍼가 몸을 날려 간신히 쳐낼 만큼 위력적인 슈팅이었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 왼쪽 측면에서 박지성이 내준 패스가 라이언 긱스의 크로스로 이어졌고, 이를 공격에 가담한 네마냐 비디치가 달려들며 헤딩, 추가골을 터뜨렸다.
첼시는 후반 23분 프랭크 람파드의 만회골로 뒤늦게 추격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박지성은 후반 중반 이후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수비에 공헌했고, 결국 팀의 2-1 승리를 지켜냈다.
박지성은 그동안 첼시와의 '빅매치'에서 활약을 이어왔다. 사실 인연의 시작은 유쾌하지 못했다. 2006년 4월 첼시전에 선발출장했지만 0-3으로 패하며 리그 우승을 내줬다. 2008년 5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교체 명단에서조차 제외되는 악몽을 겪었다.
반전의 계기는 2008년 9월 리그에서의 맞대결이었다. 당시 박지성은 선제골을 터뜨리며 1-1 무승부에 공헌했다. 이어 최근 열린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는 팀의 2-1 승리를 이끄는 왼발 결승골을 작렬시켰다.
이날 박지성은 또 한 번 첼시와의 맞대결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며 '빅매치 플레이어'이자 첼시 '천적'의 면모를 재확인했다. 특히 이날 승리 덕분에 맨유는 승점 76점(22승10무4패)을 기록, 2위 첼시(70점, 21승7무8패)와의 격차를 6점차로 벌였다. 사실상 2년 만의 리그 정상 탈환을 확정지은 셈. 그 중심에는 박지성이 있었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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