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게도 전주에서 나고 자란 이들은 웬만한 맛집이 성에 차지 않는다. 전주의 그 어느 식당이든 평균 이상의 실력을 뽐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성장기 동안 먹어 온 ‘엄마 손맛’ 역시 여느 백반집 못지않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방인들에게는 비빔밥과 콩나물국밥이 전부인 것으로 알려진 전주. 가족회관의 비빔밥도, 삼백집의 콩나물국밥도 훌륭하지만 전주에는 그보다 더 마법 같은 맛집들이 즐비하다.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이하 JIFF)의 열흘은 식도락 여행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10 아시아>에서 엄선한 전주의 새로운 맛집 리스트를 공개한다.
#8. 조용히 여행을 갈무리하고 싶을 때
천년누리봄 / 전주시 경원동 2가 53-1
한 지역에서 일정한 기간 동안 이방인들이 모이기 때문인지, 어느 영화제에건 술이 빠지질 않는다. 전주국제영화제 역시 마찬가지인데, JIFF를 대표하는 것이라면 단연코 ‘가맥’과 막걸리를 꼽을 수 있다. 특히 막걸리의 경우 전주 특유의 거대한 상차림과 함께 맛볼 수 있어 타지인의 사랑을 듬뿍 받는 술이다. 현재 삼청동, 서신동 등 막걸리골목이 생길 정도로 거대해졌지만, 막걸리집의 떠들썩한 분위기 때문에 꺼려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조용하면서도 정갈하게 막걸리 한상으로 전주여행을 마무리 짓고 싶다면, 한옥마을에 위치한 천년누리봄으로 향하자. 삼합을 비롯해 두부김치, 반계탕 등의 음식이 제공되고, 이후 막걸리를 추가할 때마다 새로운 안주도 등장한다. 막걸리 특유의 탁한 느낌이 줄어 목 넘김이 좋고, 개운하다. 일탈은 끝났고, 이제 남은 것은 일상으로의 복귀다. 마지막 남은 몇 시간의 자유, 막걸리 한 사발과 곁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하다.
건배를 부르는 힘 78%
‘안주발’ 지수 83%
10 아시아 글. 전주=장경진 three@
10 아시아 사진. 전주=이진혁 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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