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장준하와 남궁민, 남궁민과 장준하. 극을 위해서는 같아져야 한다.
1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이하 내마들)에서는 변함없이 동주(김재원 분)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준하(남궁민 분)의 모습이 상당부분 그려졌다.
하지만 준하 역의 남궁민의 연기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기엔 다소 부족, 아쉬움을 남겼다.
‘내마들’에서의 준하는 동주의 수호천사로 한없이 자상한 형이지만, 그런 그에게 연민과 질투를 동시에 느끼고 있는 인물.
과거 준하는 ‘바보’라고 놀림을 받던 아빠 영규(정보석 분)와 미숙(김여진 분)과의 재혼으로 ‘귀머거리 아들’이라는 별명까지 얻어야 했고, 때문에 그가 집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은 당연했다.
시간이 흐른 뒤 준하는 ‘마루’라는 과거는 잊고 새 사람이 되어 나타났다. 현숙(이혜영 분)을 어머니처럼 따르며 청각장애인이 된 동주의 비밀을 공유, 진철(송승환 분)을 향한 복수를 계획했다.
이처럼 준하는 새롭게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 강인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앞에 우리(황정음 분)가 등장하면서 굳은 결심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과거를 들키지 않으려 애쓰며 모든 것을 잊고 살아가는 준하에게 자꾸 지난날을 떠올리게 만드는 우리가 나타나면서 차갑고 냉정한 마음이 녹기 시작한 것.
때문에 남궁민은 이런 준하의 복잡, 미묘한 갈등을 잘 표현해내는 것이 극을 이끌어가는 '중요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준하 역의 남궁민의 표현력에 아쉬움을 드러내며 극의 몰입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준하는 동주에겐 한 없이 착한 형으로 순한 웃음을 지어야 하고, 우리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한 없이 서글픈 감정이 전해져야 한다. 그러나 남궁민의 눈빛은 마치 예전 그가 출연했던 영화 ‘비열한 거리’를 떠오르게 한다.
‘비열한 거리’에서 보여준 어둡고 야비한 캐릭터가 준하의 미묘한 감정선에 방해 요소로 작용, 결과적으로 극의 몰입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 지나친 체중 감량으로 뾰족해진 그의 얼굴은 ‘준하’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표현하기엔 다소 무리가 따라 보인다.
물론 남궁민의 연기력은 기대이상이다. 극을 이끌어가기에 충분한 '내공'을 갖고 있다. 문제는 자신의 삶을 치열하게 개척해가는 매력적인 캐릭터인 봉마루와 장준하를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얇아진 얼굴과 이전 작품의 데자뷰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정보석 송승환 등 중견 연기자들의 호연과 황정음의 열연으로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평이 끊이질 않고 있는 ‘내마들’이 남궁민의 열연으로 더욱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 he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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