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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 ‘셧 다운’ 방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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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 ‘셧 다운’ 방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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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 올바른 게임 이용 문화의 창달을 위해 힘써온 게임 정책 분야의 전문가. 고려대 사회학과를 나와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게임산업진흥원(현재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건전게임문화본부장, 정책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09년부터 수원 아주대학교에서 게임 산업과 영상미디어 산업을 중심으로 한 문화 콘텐츠 분야에 대한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 전체가 우려했던 ‘온라인게임 셧다운제(이하 셧다운제)’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이 법은 오는 28일과 29일에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사실상 셧다운제가 우리나라에 적용됐다고 볼 수 있는 사건이다.

필자는 정부가 셧다운제를 적용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특히 고부가 문화 산업에 족쇄를 채운 일이라고 느껴진다. 더욱 강한 어조로 말하자면 우리 정부가 세계 최초로 자국의 게임 산업에 유죄 선고를 내린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게임 산업은 세계적으로 큰 명성을 얻고 있고, 적지 않은 경제적 실익을 창출하고 있다. 실제로 국산 게임의 해외 수출액은 1조 원을 넘을 정도로 수출 파워가 상당하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셧다운제 도입을 통해 ‘청소년 유해 미디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집 밖에서는 잘 나가는 자식이지만 집 안에 들어오면 천덕꾸러기 눈총을 받는 셈이다.

이 법률은 세계 곳곳에서 실패한 사례가 있다. 그리스에서도 게임이용금지법이라는 법을 만들었다가 유럽 사법재판소에서 제재를 받았다. 스위스의 폭력·선정성 게임금지법도 위헌 논란이 있었다. 분명 우리나라에서도 합법성 여부가 논란이 될 수 있다.


셧다운제는 게임 산업의 본질, 게임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정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문화콘텐츠 산업과는 거리가 먼 행정부처가 이 법률에 대해서 왈가왈부하고 있다는 사실도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물론 일부 게임이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필자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게임업체들이 게임 속 콘텐츠의 스토리와 이미지에 대해 많은 공을 들여 순화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이전보다 게임의 완성도는 높아진 반면, 선정성이나 폭력성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게임 과몰입 현상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현재 게임업계 안팎에서 해결을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최근 게임문화재단에서 게임 과몰입을 해소하기 위한 상담센터를 만들었다. 게임업체 자체적으로도 게임이 아닌 다른 것을 통해 게이머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켜 지나치게 게임에만 몰두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업계의 자구적 노력과 움직임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오로지 청소년을 보호하겠다는 본질적 관념에만 사로잡혀 아이들의 생활을 규제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무언가를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심리다. 하물며 성인보다 통제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은 오죽하겠는가. 게임을 하겠다는 마음만 먹는다면 청소년들은 지금보다 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게임을 하려고 할 것이다. 부모나 다른 성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할 수도 있고, 국내 법령에 저촉되지 않는 해외 서버의 게임에 접속할 수도 있다.


또한 게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진짜 유해 매체’인 성인용 영상이나 인터넷에 흐르는 유해 정보를 접할 수 있다. 게임 이용이 금지되면 위에서 언급한 ‘진짜 유해 매체’들이 청소년들의 해방구가 될 수도 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이야기다.


청소년들의 생활을 통제해야 할 곳은 정부가 아니라 가정이다. 이번 셧다운제 도입은 가정이 해야 할 청소년 보호의 책임을 정부에 떠넘기는 수준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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