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1일 삼성 서초사옥에 5개월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삼성 서초사옥에 출근했는데 작년 12월1일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 참석차 모습을 드러낸 이후 5개월 만이다. 그러나 서초사옥이 지난 2008년 11월 완공된 후 행사 참석차 방문한 적은 있지만 공식 출근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이 오늘 오전 10시에 서초동 본관으로 출근했다"며 "집무를 보기 위해 출근하신 것으로 알고 있으며 점심 이후까지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2월 1일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서초사옥에)자주 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회장의 집무실은 삼성본관 42층에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 전에는 서울 이태원동 삼성의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주로 업무를 보며 외빈들을 영접해 왔다.
이 회장이 예고하기는 했지만 서초사옥 첫 출근 시점은 미묘하다.
우선, 삼성전자의 최대고객인 애플이 삼성을 특허권 침해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주 불과 3일 만이다.
또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3조원을 하회하면서 대내외적으로 2분기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최근 해외출장 귀국길에 "(삼성전자 실적부진은) 세계적인 추세로 모두가 열심히 하면 나아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공식출근을 통해 삼성그룹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인 보고를 받지 않더라도 이례적으로 사옥에서 공식집무를 개시했다는 점은 직원들에게 상당한 심리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상 최대실적에 이은 1분기 실적 하락, LG전자와의 3D기술 논쟁 등 첨예한 업계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이 회장의 존재감 자체로도 조직분위기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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