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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대주단 협상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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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건설과 논의 없어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삼부토건 및 동양건설산업과 대주단 간의 법정관리 철회 및 신규 자금지원 협상이 진전 없이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삼부토건과 동양건설 간에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은행들도 뾰족한 대안이 없어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된 계기인 서울 내곡동 헌인마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대주단은 이 PF대출의 만기연장과 신규 자금지원 방안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 대주단의 대표격인 우리은행의 이순우 행장이 직접 나서서 삼부토건이 되살아나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약속까지 한 상황이다. 시공사인 삼부토건도 서울 르네상스호텔을 추가 담보로 내놓기로 했다. 그러나 공동 시공사인 동양건설의 몫까지 연대보증을 설 수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대주단 관계자는 "최근 (삼부토건 법정관리 철회와 관련해) 특별히 논의되거나 진전된 내용은 없다"며 "법정관리를 철회하려면 두 시공사가 같이 결정해야 되는데 양측이 서로 얘기를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부토건이 법정관리를 철회한다고 해도 동양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삼부토건이 헌인마을 PF를 모두 떠안아야 되는데 이는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동양건설은 삼부토건이 상의도 없이 먼저 법정관리를 신청해버리는 바람에 삼부토건과의 협상에 나설 의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사를 새로 선정할 수도 있지만 건설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마땅한 후보를 찾기도 쉽지 않다.

대주단 고위 관계자는 "동양건설이 법정관리를 철회할지는 불투명하다"며 "동양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면 삼부토건한테 큰 부담"이라고 우려했다.


삼부토건과 동양건설 모두 법정관리를 철회할 마음이 있기는 하지만 문제는 동양건설의 경우 삼부토건과 달리 추가로 내놓을 마땅한 담보가 없다는 점이다. 이미 보유 토지 및 건물 1586억원(담보설정액 기준)어치를 담보로 잡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분양ㆍ공사미수금 4343억원도 장ㆍ단기차입금에 대해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올 초에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계열사였던 동양에너지 보유 지분을 230억원에 모두 매각하기도 했다. 삼부토건은 지난해 말 현재 보유 토지ㆍ건물 등 2015억원어치를 채무에 대한 담보로 금융기관 등에 제공하고 있다.


증권사 등을 통해 개인들에게 팔린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만기연장 여부도 관건이다. 헌인마을 PF대출 중 절반 가량은 ABCP로 조달됐다. 대부분 개인들이 갖고 있어 만기연장을 위해서는 판매한 증권사가 일괄적으로 연락을 취해 조율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공사 측에서 법정관리 철회라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고객들을 설득할 명분이 부족한 상황이다.


채권은행들은 최악의 경우 두 곳 다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추가 자금 지원해봐야 대출만 늘어나는 셈"이라며 "아쉬운 사람들이 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두 시공사가 나란히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당장 채권ㆍ채무가 동결되기는 하지만 향후 기업회생절차를 거쳐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시공사의 토지ㆍ건물 등이 이미 일부 담보로 잡혀있기도 하다. 다만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주회사 회장들에게 전망 있는 PF사업장에 대한 금융권의 적극적인 지원을 주문한 점은 부담이다.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은 헌인마을 PF 4270억원에 대해 각각 절반씩 보증을 서고 있다. 우리ㆍ외환ㆍ부산은행 등 은행권과 현대스위스저축은행ㆍ솔로몬저축은행ㆍ메리츠종금증권ㆍ신한캐피탈 등 제2금융권이 함께 헌인마을 PF에 자금을 지원했다.


이 PF대출이 지난 13일 만기가 돌아와 삼부토건은 12일, 동양건설은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각각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원은 오는 26일 삼부토건의 법정관리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법정관리 신청을 철회하려면 이전에 결론을 내야 한다.




박민규 기자 yush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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