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웨이하이는 "인천에서 새벽녘 수탉이 울면 들리는 곳"으로 비유될 정도로 가까운 거리다.
인천에서 비행기로 1시간20분이면 도착하는 관광과 항구도시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남쪽으로 홍콩, 북쪽으로는 웨이하이"라고도 하는 중국의 관문이다. 웨이하이공항에서 30분 거리, 중국의 희망봉이라는 산둥반도 끝자락 영성시에 바로 호당가골프장이 자리 잡고 있다.
2006년 3월 개장했고, 18홀(파72ㆍ7207야드) 규모에 캐나다의 유명한 설계가 넬슨 하오즈가 디자인했다. 대대적인 해안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바다 습지를 메우고 인공호수를 가미해 조성해 평탄하다. 후반 나인홀로 들어서면 해안절벽산을 깎아 만든 자국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클럽하우스에서 내려다본 코스 전경은 듬성듬성 흰색 벙커가 포진해 있고 넓은 녹색그린과 바다가 하나의 수평선을 이루는 멋진 경관을 연출한다. 1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코스를 내려다보니 페어웨이가 넓어 거리낌 없이 마음껏 드라이버를 휘두를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좋다. 아웃코스는 전장이 길어 남성적이다. 파4홀이 모두 400야드를 넘고, 파5홀은 600야드에 육박한다.
바람이라도 강하게 부는 날이면 공은 춤을 추고 날아다닌다. 아웃코스 3번홀(파3)은 그린까지 거리가 무려 206야드로 맞바람이 불면 전면의 호수와 오른쪽과 뒷편의 벙커를 피해 '온 그린' 시키는 것조차 어렵다. 또 그린도 경사가 심해 파는 엄두도 못 낸다. 6번홀(파4ㆍ445야드)은 일직선 홀이라 수시로 장타대회가 열린다.
시그니처 홀인 8번홀(파3ㆍ150야드)은 절반이 호수로 싸여 아름답다. 하지만 바람의 세기와 방향이 예측이 안 되는 홀이라 중국의 '아멘코너'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설계자는 착시현상을 유도해 그린이 가깝게 보이도록 유혹하고 있다. 클럽을 짧게 잡아 벙커나 워터해저드에 빠지게끔 유인한 것이다.
인코스는 워터해저드를 끼고도는 도그렉 홀이 대부분이라 정확한 티 샷이 관건이다. 인코스 15번홀( 파5) 그린 옆에는 3개의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는데 우측 벙커에는 자연 그대로의 암석을 병풍처럼 펼쳐 두 번의 장해물을 넘어야 하는 고난도 벙커 샷이 필요하다. 탄도가 낮으면 암석을 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공은 더 뒤로 날아간다.
몇 차례 실패하고 나면 욕이 저절로 나온다. 이곳에서 수난을 당하고 나면 벙커 샷의 중요성을 더욱 인식해 연습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곳이다. 싱그러운 봄을 맞아 한국의 많은 골퍼들이 이곳을 방문해 해변의 청정공기로 몸과 마음을 씻고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곁들이면서 인생의 새로운 설계를 하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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