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청라자이 앞 70m 고압 송전탑 설치하다 주민들 반발에 중단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안 그래도 신도시라 주거 환경이 열악해 죽겠는데, 멀쩡한 새 아파트 앞에 고압 송전탑이라니..."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이 이번에는 고압 송전탑 설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행사인 LH의 약속에 따라 고압 송전탑은 물론 모든 전선을 지중화하는 줄 알았는데, 느닷없이 LH가 청라 자이 아파트 앞 사거리 인근에 고압 송전탑을 설치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송전탑은 청라국제도시 인근 발전소와 연결되는 고압 전선이 지나가는 것으로, LH는 현재 가정오거리 근처에 설치돼 있는 철탑을 해체하고 고압 전선을 지중화 하는 과정에서 이 곳에 1년 여 가량 임시로 높이 70m 가량 송전탑을 설치해 놓을 계획이었다.
현재 철탑 기초 공사가 끝나고 20m 가량 철탑이 올라간 상태다.
LH는 이 송전탑을 지나는 전선의 지중화가 시간이 오래 걸리며, 송전탑을 설치해야 경인고속도로 가정오거리~인천 북항간 직선화 구간 도로 공사를 빨리 끝낼 수 있다며 설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근 청라자이 아파트를 비롯한 주민들은 당초 모든 전선의 지중화 약속을 어기고 일방적으로 철탑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고압 송전선의 전자파로 인해 건강에 위협이 우려되고, 신도시 입구에 거대한 송전 철탑이 들어설 경우 집 값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지난 13일 철탑 공사 현장에 진입해 공사를 중지시켰으며, 15일엔 LH청라영종사업본부측과 협의 끝에 공사 중단 및 의견 수렴을 약속받은 상태다.
최재우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연합회 대외협력국장은 "가정오거리에서 청라로 들어오는 초입에 새 송전탑을 설치하겠다는 것은 입주율을 올리고 청라의 이미지제고에 힘쓰겠다던 기존 LH의 입장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라며 "주간회의, 월례회의등의 우리와의 소통창구가 있었음에도 사전 협의없이 청라자이아파트 앞에 송전탑 신설 공사를 강행한 것은 LH가 책임져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청라영종사업본부 관계자는 "전체 공정 문제를 생각한다면 철탑을 설치해야 맞긴 하지만 주민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던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주민들과 협의 과정을 거쳐 철탑 공사 재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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