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 텃밭 탈환의 승장(勝將)이 될 것인가. 4.27 재보궐 선거의 빅매치 지역인 강원지사 선거에서 한나라당 주자로 나선 엄기영 후보에 대한 여권의 기대가 높다.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난 그는 영림서(지방산림관리청) 직원인 아버지를 따라 강원도 곳곳을 유랑하며 유년시절을 보낸 강원도 토박이다. 그는 18일 오전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MBC사장에서 물러난 뒤 예전에 살던 동네를 돌아봤는데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었다"며 "강원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출마 배경을 밝혔다.
오랫동안 MBC 뉴스데스크 앵커로 활약한 그는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초반부터 줄곧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춘천고 동문인데다 MBC 선후배 사이인 최문순 민주당 후보가 맹추격을 계속하고 있다. 당 안팎에선 승기를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광재 전 지사에 대한 동정론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상수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사활을 걸고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번 재보선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심의 향방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인 만큼 당의 명운을 걸고 그의 선거 운동을 지원하고 있다. 안 대표의 경우 매주 강원도를 방문해 재래시장 등 골목골목을 돌며 표밭을 다지는 중이다. '선거의 여왕'인 박근혜 전 대표는 당내 평창동계올림픽유치특위 고문을 맡아 간접 지원에 나선 모양새다.
그는 낙후된 지역경제 등 '강원도 홀대론'을 극복하기 위해 '힘 있는 여당 후보' 전략을 적극 활용 중이다. '웃어라, 강원도'를 선거 구호로 내세우고 ▲200만 경제 ▲30만 일자리 창출 ▲100세 복지 실현 등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강원도는 태백산맥을 경계로 영서와 영동 지역의 민심이 크게 다른 만큼 지역별 맞춤형 공약도 강조한다. 동해안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원주-강릉 복선전철, 강원내륙순환철도(춘천-홍천-원주) 등 지역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공약도 제시했다. 예비후보 시절 삼척 원자력 발전소 유치에 적극적이던 그는 일본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이후엔 반대로 입장을 선회하기도 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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