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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병에 숨은 비밀족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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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단부 옆면.바닥에 업체 이니셜..1위 테크팩솔루션은 'd'

유리병에 숨은 비밀족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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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족보는 한 가문의 계통이 기록된 흔적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족보를 뒤적이며 조상의 뿌리를 더듬어 보곤 했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병이나 캔에도 족보가 있다면 어떨까. 병이나 캔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들이 어디서 유래한 것인지 알 수 있는 길이 있다.


국내에 유리병을 제조하는 업체는 모두 6군데가 있다. 가장 규모가 큰 곳은 테크팩솔루션으로 시장 점유율은 30%에 달한다. 2위 업체는 삼광유리(28%), 3위는 금비(18%)로 이들 세 업체의 점유율만 80%에 육박한다. 기타 20%를 나머지 3개 업체가 나눠 갖는 식이다. 이들은 맥주병, 소주병은 물론 의약품병, 양념병 등 국내에 유통되는 거의 대부분의 병을 제조한다.

관심을 끄는 부분은 제병업체들이 병을 만들 때 자신들의 흔적을 남긴다는 점이다. 흔적은 병 하단부 옆면이나 밑바닥에 있다. 병을 어디서 제조했는지 나타내는 영문과 숫자가 새겨져 있다. 테크팩솔루션은 영문 'd'를 표시한다. 이 회사는 원래 두산유리란 이름을 쓰다가 상호를 변경했는데 당시 사용하던 이니셜이 'd'였다. 테크팩솔루션의 공장은 4군데가 있는데 위치에 따라 d1~d4로 나뉜다.


삼광유리는 현 이니셜을 따서 'sk'를 쓴다. sk1은 인천공장, sk2는 천안공장에서 생산했다는 의미다. 금비는 'k'다. 역시 공장 위치에 따라 k1, k2로 나뉜다. 나머지 6개 업체도 마찬가지다.

병의 제조처를 명시하는 것은 보통 음료나 주류 업체가 2~3군데 제병 업체로부터 물량을 공급받기 때문이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병의 불량이 확인되면 바로 출처를 확인해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업계 관계자는 "병을 들여다보면 6개 업체 중 어디서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캔도 마찬가지다. 맥주캔, 음료캔 등 각종 캔을 만드는 업체가 국내에 4군데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생산하는 캔의 옆면에 이니셜 대신 업체 CI를 새긴다. 병은 금형을 떠서 생산하기 때문에 이니셜에 그치는 반면, 캔은 인쇄 방식이기 때문에 CI도 넣을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삼광유리 관계자는 "자발적인 게 아니고 의무적으로 표시하게 돼 있다"며 "우리가 족보를 통해 뿌리를 확인하는 것처럼 병이나 캔의 겉면을 보면 뿌리를 알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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