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 청주국제공항 운영권 매각…본입찰 1곳 참여로 재매각 추진, 공항 활성화 필요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정부가 내놓은 첫 공항 매물인 청주국제공항 운영권 매각이 쉽잖게 됐다. 인수의향서를 냈던 2개 컨소시엄 중 1곳만 8일 본입찰에 참여해 자동무산됐다.
청주공항 매각은 정부가 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하나로 내놨던 사업이다. 하지만 민간기업이 한해평균 46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공항을 사들여 운영하기엔 경영부담이 많이 갈 수밖에 없다.
한국공항공사는 4월 안에 다시 매각순서를 밟을 계획이다.
공항공사는 “매각 주관사와 매각추진을 협의, 이달 중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매각구조는 이번과 같을 전망이다.
◆ 공항 매각 추진 과정=공항매각은 2008년 10월 기획재정부가 지방공항 민영화 기본방안을 확정·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전국 14개 공항 중 일부 공항 운영권을 민간에 넘기겠다는 계획으로 용역을 거쳐 2009년 3월 청주국제공항이 운영권 매각대상 공항으로 선정됐다.
이후 매각주관사 선정이 재공고에 긴급공고 등을 거쳐 지난해 1월 동양종합금융증권으로 정해졌다.
그 해 3월 매각공고와 함께 6월 말까지 우선협상자 선정 등 2011년 7월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공군이 보안과 방호 등의 문제로 민간매각을 반대하면서 사업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공군의 반대로 9월까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청주공항운영권 매각은 중지됐다.
게다가 ‘6.2지방선거’ 뒤 도지사에 당선된 이시종 충북지사가 ‘선 활성화 후 민영화’를 주장하며 매각을 반대해 민간매각이 물 건너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김황식 국무총리 취임 뒤 기획재정부, 국방부, 국토해양부가 만나 협상을 벌였고 결국 지난 해 12월28일 매각공고를 냈다.
그 땐 6개 업체가 관심을 보였고 2곳에서 인수의향서를 냈다가 본입찰에 1곳만 서류를 내 공개입찰에 2곳 이상 참여해야하는 국가계약법에 따라 유찰됐다.
항공사의 예비입찰안내서에 따르면 매각대상은 청주공항의 에어사이드(활주로)와 랜드사이드(여객청사)에서 생기는 공항운영 권리 및 부대자산이다.
한국공항공사는 매각을 마치면 공항시설만 갖고 민간에 터미널은 물론 활주로 등 항공기이동지역(Air-Side)의 운영권까지 모두 넘기며 30년간 민간이 운영하게 된다.
◆ 민간매각 전 공항 활성화 필요=뭣보다 적자를 줄이는 게 매각의 첫 단추다.
‘선 활성화 후 매각’을 주장했던 시민·사회단체들은 입찰이 실패하자 예상했던 결과란 분석과 함께 공항활성화를 먼저 해야한다는 주장을 폈다. 또 민간기업이 인수에 따른 이익을 보장해주지 않으면 다시 매각을 추진해도 참가업체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봤다.
청주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청주공항이 수익이 늘고 있으나 민간기업이 들어오기엔 보상책을 내놓지 않는 한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청주공항은 올 들어 3월까지 누적이용객수가 32만명을 넘어섰다. 매달 10만명 이상이 청주공항을 찾은 것으로 올해 이용자 수도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 전망이다.
이런 이용객 증가를 공항활성화 차원으로 끌어올려 청주공항 운영권 민간매각이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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