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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위로 떠오른 '5만원권 괴담'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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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위로 떠오른 '5만원권 괴담'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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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5만원 권을 구하려면 마늘 밭으로 가라"


◇ 11일 전북 김제시의 한 마늘 밭에서 무려 110억 원대의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 수익금이 발견되면서 5만원권이 세간의 도마에 올랐다. 뭉칫돈으로 발견된 5만 원권은 그동안 뇌물과 불법자금 은닉 등에 사용되면서 자취를 감추었다는 소문이 사실임을 증명했다. 경찰은 11일 마늘 밭에서 발견된 불법 도박자금이 5만원권으로만 22만1455장이며, 1만 원권은 불과 664장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 한국은행은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시중에 유통되는 5만원권은 4억215만장으로 2009년 6월 발행을 시작한 이후 20조10764억원 규모에 이른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국민 1인당 9장의 5만 원권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정작 국민들은 5만원권을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며 '검은 돈'으로 숨어있을 가능성을 괴담처럼 제기해 왔다. 이번 사건으로 한국은행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4억장의 5만원권이 시중에 풀린 반면 1만원권은 20억장이 유통되고 있어 5만 원권이 덜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한 하루 1600억원의 현금이 오가는 우시장, 경마장, 동대문 의류도매시장, 남대문시장 등지에서 5만 원권이 주로 사용될 것으로 추정했다.


◇ 한국은행의 이 같은 해명에도 5만 원권이 기업의 비자금이나 상속 및 증여세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10만원권 자기앞수표와는 달리 5만원권은 현금이라 금융당국의 추적에서 자유롭고 고액권인 탓에 많은 돈을 쉽게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사과 한 상자에 1만원 권을 가득 채워도 2억 원에 불과하지만 5만 원권으로 바뀌면 금액은 8억 원까지 4배이상 상승한다. 이번 사건으로 5만 원권이 주로 불법 도박자금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소문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2월 여의도의 한 백화점 물류창고에서 발견된 도박 수익금 10억원 중 8억원도 5만원권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바다이야기' 등 오프라인 도박 시장의 대규모 단속 이후에도 온라인 도박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다. 2005년 21조6000억원이던 불법 온라인 도박시장의 규모는 2008년에 32조원으로 불어났다. 이미 전체 도박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해 오프라인 도박시장의 규모를 뛰어넘은 것이다.


◇ 온라인 도박은 포커나 고스톱 등 전통 도박부터 사설 스포츠 토토, 경마, 경륜 등 스포츠 도박과 바다이야기까지 다양하며, 수백억 원대의 판돈이 오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최근 불거진 건설현장 식당의 운영권 비리 사건 등 일부 재건축, 재개발 수주 과정에서도 5만원권이 주요 로비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추적이 쉬운 상품권이나 자기앞수표, 부피가 큰 1만 원권과는 달리 5만원 권을 사용하는 것이 부담이 덜 하다"고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5만원권 발행 자체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5만원권이 지하경제 창궐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5만 원권 발행은 실패한 작품"이라고 한국은행을 직접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또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있어, 5만원권이 기업들의 주요 정치자금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5만원권이 물가상승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도 가벼이 넘길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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